엄마의 봄날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50분

엄마의 봄날

‘엄마’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아들.
국내 최고의 노인척추전문의 신규철 박사가 전국 각지의 아픈 어머니들을 찾아 직접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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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대신 손주 손을 잡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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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2안주연 조회수 700

48년생. 김계순님. 우리 시어머님이십니다.

전남 무안에 사시는 우리 시어머님은 제가 처음 인사드리러 갔을때부터 허리가 굽으신 상태로 절 맞아주셨습니다.

허리를 펴는게 힘드시지 아예 굽은건 차라리 편해보이셨습니다.

30대때 삐긋하셨는데 보건소가서 주사 한대 맞고 나니 멀쩡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다시 일 시작하셨고 아프면 또 가서 주사 맞으시고...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당장의 통증을 없애는 그 주사가 그때는 참 신통했다는 어머님.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 주사가 스테로이드성 주사가 아니었는지...

뒤늦은 후회를 해봅니다.


그렇게 허리가 굽으신채로 집의 논농사, 밭농사는 물론 양배추작업, 양파작업, 쪽파작업을 새벽부터 다니시는 어머님은 아마도 일하는 기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버님과 두분이서 사시는데 아버님도 허리가 안좋으세요. 정확한 진단은 받은적이 없으시지만 측만증이 있으신것 같아요.

가끔 논농사나 집안일을 도와주시기는 하는데 장시간 하지는 못하시고 거의 누워있다시피 하세요.

어머님 자신도 새벽부터 일하시고 오셔시면 거의 녹초가 되는데 거기다 아버님 식사까지 챙기셔야 하니까 저녁만 드시면 어머님의 거의 누워계시죠~

그래서 저는 9시가 넘으면 전화도 안합답니다.

피곤하신 어머님과 아버님이 주무시는 시간이기 때문에 방해가 될까봐서요.


누워계시는 자리도 전기장판이예요.

2012년 태풍볼라벤의 영향으로 전남지역에 태풍주의보가 내려졌을때 강풍에 지붕이 날라가는 걸 눈앞에서 보신뒤,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드셨는지 일주일정도 병원에 입원해 계셨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지원금과 대출을 받아 새집을 짓긴 지었는데 기름값 아끼신다고 보일러도 잘 돌리지 않으시고 전기장판에 의지해 피곤한 몸을 누이십니다.

자식들이 오는 날이나 되어야 미리 보일러 돌려놓으시곤 하시죠~


일을 하다하다 허리가 끊어질듯 아프면 한의원이나 병원에 가셔서 침이나 물리치료 받는게 전부인 우리 어머님.

제 작년 무안에 있는 그나마 큰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적이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너무 늦게 오셨다고 진작에 오셔서 치료를 좀 받으시지 그랬냐고 하시나까 펑펑 우시던 어머님의 모습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진료실을 나와서 복도끝에서 눈물을 훔치던 신랑의 모습도 잊을수가 없네요.


제가 살고 있는 대전이나 큰시숙님이 살고 계시는 서울에 가셔서 수술하자고 말씀드리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수술하냐고 하시다가도 밤마다 밀려오는 극심한 고통에 몸서리를 치며 해야지해야지 하시는데 그런 당신의 결정이 오히려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고 피해가 갈까봐 망설이시는것 같드라구요.

아픈 허리때문에 다리까지 아프시다고 하시는 어머님.

작년에는 대상포진까지 걸리셔서 여기저기 남은 흉터를 보면 자식된 입장에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아들만 4형제 있다보니 딸 있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고 며느리들을 딸처럼 편하게 대해주시는 우리 어머님.

아들을 혼내면 혼냈지 며느리들한테는 잔소리 한번 없이, 고부갈등이 뭔지도 모르고 살게 해주시는 우리 어머님..

그런 어머님께 딸로서 진정한 어머님의 봄날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농담도 잘하시고 잘 웃으시고 너무나 멋쟁이에 신세대인 우리어머님도 곧게 허리 펴고 지팡이 대신 이제 막 5살된 막내 손주 녀석의 고사리 같은 손잡고 바닷가를 거닐수 있는 시간을 가지실수 있으시겠죠?

하루를 살아도 허리 한번 곧게 펴보고 싶다는 우리 어머님의 작은 소망을 제가 이뤄드릴수 있게 도와주세요.


고향이 정들어서이기도 하지만 허리 굽은 당신의 모습이 챙피해서도 떠나지 않으시는 것 같은 우리 어머님께 대전구경도 시켜드리고 서울구경도 시켜드릴수 있는 시간을, 그로 인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청자 : 세째며느리 안주연  010-2336-8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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