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249회 맛의 무지개! 송선미 광명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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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관리자 조회수 543
<249회 맛의 무지개! 송선미 광명 밥상>

서울에서 지척, 엎어지면 닿은 거리에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져 빛이 나는 도시 광명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아하면서도 밝은 기운이 넘치는
배우 송선미 씨와 함께 광명으로 밥상 나들이를 떠났지요.
함께 하니 더 눈부셨던 백반의 하루를 돌아보렵니다.

서울이나 다름없는 광명 한복판에서 ‘박속낙지탕’을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시원 달큼한 박에, 기운 펄펄 나는 낙지까지 합세하니
다가올 여름이 두렵지 않을 정도랄까요?
으레 낙지는 살짝 데쳐 먹어야 낙지가 연하다는데
주인장은 오래 끓여도 그 맛이 훨씬 낫다더군요.
실제로 살짝 데쳐 먹으나 오래 끓여 먹으나 낙지 그 자체가 맛있으니
이것저것 고를 필요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저 취향에 맞게 뭉근히 끓여 먹다 보면
어느새 낙지는 동이 나 있을 테니 말이죠.
개운한 박 국물에 낙지의 감칠맛까지 우러난 천연의 국물 맛은
가히 보양식이 따로 없더군요.
거기다 처치 곤란이던 낙지 대가리로 먹물볶음밥을 고안한 주인장의 기지가 더해져
여름 앞두고 귀하디귀한 한 상을 즐겼습니다.

광명 신도시 엄마들 사이에서 건강하면서도 맛 좋기로 소문난 집을 찾아갔습니다.
22년째 하루 2천 개 가까이 빚고 있는 만두 장인의 만두를 만날 수 있었지요.
찐만두가 간장 없이 나올 때부터 주인장의 자부심이 느껴지더군요.
간에 자신 있기에 간장을 내지 않는다는 말,
실제로 만두를 한입 베어 먹어보니 수긍이 가더이다.
게다가 만두소에 들어간 재료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손수 칼질해 다지는 주인장의 노고 덕에
부드러운 식감은 물론 속까지 편안한 만두가 완성된답니다.
그러나 이 댁 만두의 진면모는 만둣국에서 드러나더군요.
사골육수과 황태국물을 적절히 섞어 묵직하면서도 깔끔함을 더한 만둣국물은
만두에 촉촉함과 구수함이 가미된 품격 있는 만두 맛이랄까요?
뒤돌아서면 문득 생각나는 만두였습니다.


광명 소하동에는 퇴근길 붙잡는 소하동의 명물이 있습니다.

한 끼 식사로, 도란도란 술안주로 동네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광명 두루치기가 그 주인공이죠.

초저녁부터 북적이는 동네 오래된 두루치기 집은

오로지 두루치기만 팔기에 들어가면서부터 이미 ‘주문 완료’랍니다.

자작하게 졸아든 국물부터 딱 두루치기의 정석이랄만한데요.

요란한 국물 색깔에 비해 짜지 않은 국물부터

누린내 하나 없이 양념이 쏙 밴 고기까지 -

별 기교 없이도 풍미 넘치는 이 댁 두루치기 맛의 근본은 바로 김치랍니다.

대용량 김치 창고에서 따로 숙성시킬 만큼 김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다 있는 거죠.

이 맛을 알아주는 단골들과 함께 한 20년 세월이

두루치기의 소박한 맛을 완성하는 마지막 한 수랄까요?

대포 한 잔 거나하게 걸치던 오랜 친구들이 생각나는 한 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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