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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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회 맛의 홈런! 서울 잠실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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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9관리자 조회수 511
<234회 맛의 홈런! 서울 잠실밥상>

문화와 체육의 산실이죠? 잠실을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백반기행에서 잠실을 방문하는 것이 어느덧 세 번째인데요. 이번 방문은 조금 달랐습니다.
30년째 잠실을 지키고 있는 트윈스의 남자, 차명석 단장을 모셨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1992년 이후 무려 29년 만의 거머쥔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지요.
저와도 40년 전부터 인연이 이어져 온 만큼 이번 잠실 나들이에 기대가 컸습니다.

구단 사람들과 겨울이면 더욱 즐겨 찾는다는 차명석 단장의 단골집.
점심시간이면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잠실의 생태찌개 집을 찾았습니다.
구운 김과 조개젓, 그리고 손님이 들어오면 바로 지어주는 냄비밥이 일품인데요.
속초에서 생선장사를 하며 자리 셋을 두고 생태탕을 끓여 팔았던
어머니의 손맛과 고집을 그대로 이어 받아 영업 중이라더군요.
얼큰함이 일품인 생태찌개는 매일 들여오는 생태로 끓여내는데,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비결은 바로 갖은 해산물을 넣고 끓인 육수입니다.
보통 생태탕은 육수 없이 끓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집은 끝까지 맛있는 국물을
유지하도록 육수를 끓인다고 하니 그 정성이 이만저만 아니더군요.


잠실역 인근에는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상가가 있습니다.
약 900여 개의 다양한 점포가 여전히 성업 중인데요.
그 중에서도 식사 시간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순댓국집을 찾았습니다.
상가에서 영업한 지 어느덧 22년째, 아파트 주민들과 인근 직장인들이 찾는
이 집 순댓국의 특징은 아주 깔끔하고 담백하다는 것인데요.
그 비법은 돼지 무릎뼈만을 이용해서 2차례에 걸쳐 육수를 고아내는 것입니다.
더불어 혹여 누린내가 날까 머릿고기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오소리감투, 소창, 염통 세 가지 부위만을 엄선해 사용한다니 그 담백함이 이루말할 수 없죠.
소뼈로 맑게 끓여낸 국물의 선지해장국도 해장엔 아주 그만입니다.
잠실에 온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집입니다.



잠실 야구장에서 경기가 끝나면 팬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곳이 바로 잠실새내죠.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 때도 아주 떠들썩했던 곳입니다.
이곳 골목에서 작지만 뚝심있게 오래 운영해 온 횟집을 소개받았습니다.
죽, 김치전, 오뎅탕 등 전채부터 일반 횟집과는 맛도 구성도 다르고요.
통우럭을 손질해서 마늘을 얹어 나온 통우럭구이의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의 백미는 바로 주인공 ‘회’인데요,
그날그날 팔 생선만을 들여온 뒤 미리 손질해서 숙성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더욱 대단한 것은 회 밑에 깔아주는 ‘무채’입니다.
이 집에선 깻잎에 무채와 된장양념을 듬뿍 얹어 싸 먹는 것이 특징인데요.
난생 처음 먹어보는 조합인데 무채의 시원함이 회와 아주 잘 어울리더군요.
트윈스 팬이 아니라도 잠실에 간다면 누구나 꼭 한번 가볼 만한 아주 좋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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