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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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회 겨울방학 특집! 양주 나들이 밥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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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관리자 조회수 671
<230회 겨울방학 특집! 양주 나들이 밥상>

백반기행도 벌써 6년째,

한 번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제 손주 녀석들과 함께 백반 나들이를 떠나고 싶었지요

마침 겨울방학도 됐겠다, 소풍이라도 가듯 손자들 역시 무척 들떠하더군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배우로 알려진 임채무 씨와 임채무 씨 손자까지 나들이에 가세했습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까지 만났으니 더 신날 수밖에요


산등성이 굽이진 양주에서 가족끼리 한 상 푸짐하게 즐길 나들이 백반집에 다녀왔습니다.


세대가 다르면

서로 다른 입맛을 가진 남녀노소 모두 다 만족할 밥상이 어디 쉬울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반길 제육볶음, 조기구이 같은 요리부터 

어른들 취향에 딱 맞는 궁채, 장녹 등 산나물까지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내는 밥상이 양주에 있었습니다. 

특히 생전 처음 보는 냉이된장찌개를 먹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한 술 두 술 계속 떠먹는 아이들을 보니 아주 뿌듯하더군요.

그리고 내륙산간에서 맛본 간장게장 맛의 절정,

어른들의 맛일 줄만 알았던 게딱지 비빔밥 역시 애들 입맛을 제대로 홀려버렸지요.

치킨, 피자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드넓은 맛의 세계를 보여주고팠던 이번 나들이에 딱 맞는 식탁이랄까요?


양주와 지척인 의정부로 향했습니다 

이번 나들이에 함께한 게스트 배우 임채무 씨의 단골집을 찾았지요. 같이 간 임채무 씨 손자가 앞장서는 걸 보니 한두 번 간 집이 아니다 싶더군요.

훈연향을 따라 큰 바비큐 그릴이 맞이하는 내부로 들어서니

마치 해외의 어느 식당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지요.

식당 안 풍경보다 더 이국적인 것이 바로 이 댁 통 갈비 바비큐였는데요.

이름부터 낯선 '아사도', 즉 아르헨티나식 바비큐였습니다.

목축업이 발달한 아르헨티나 목동(가우초)들의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아사도는 큰 덩어리의 고기를 소금만으로 양념해 2시간 이상 장시간 동안 훈연하는 아르헨트나 전통 요리지요.

우연히 아사도 맛에 매료된 뒤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연구를 거듭한 이 댁 주인장은 12년 전 한국에 아사도 전문점을 열었답니다.

다른 양념 없이 오로지 아르헨티나 암염으로 간을 한 뒤 전기 오븐과 숯불 그릴에 3시간 이상 구워낸 통 갈비 바비큐는

육즙이 풍부하고 육향이 진해 고기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 맛이더군요.

이에 아르헨티나의 국민 소스, 새콤한 치미추리소스까지 곁들이니 고기 풍기가 한층 배가되었죠.

가히 바비큐의 신대륙을 발견했다 할만했던 만찬이었습니다. 


동장군의 기세에 기력 챙기기 어려운 겨울철,

이맘때쯤 아른아른한 겨울 보양식을 만나러 따뜻한 남쪽 섬 거제를 찾았는데요.

겨울 바다의 기운을 응축한 바다의 우유, 굴입니다.

굴하면 으레 생굴만 떠올리지만 오늘은 생굴부터 굴구이, 굴국밥까지 굴 맛 이모저모를 다양하게 즐겼지요. 

거제 바다에서 굴 양식장을 직접 운영하는 주인장 내외가 내는 신선한 생굴 맛이야 말해 무엇할까요?

그래도 이 댁 굴구이는 철판 위에 다시 철판을 얹어 굴찜 마냥 익혀 먹는 게 독특했는데,

굴향은 고스란히 지키면서도 물기를 머금어 촉촉한 우윳빛 살결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굴 특유의 시원함과 감칠맛이 스며든 굴국밥은 또 얼마나 든든했는지요. 칼바람에 지친 몸을 노곤하게 풀어주는 뜨끈한 휴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머나먼 거제에 오길 잘했습니다. 겨울 보약, 굴을 제대로 맛봤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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