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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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회 강부자 맛부자! 서울 부자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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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1관리자 조회수 944

<211회 강부자 맛부자! 서울 부자 밥상>


‘부자의 밥상’

오늘은 제가 만날 밥상이라더군요.

어떤 부자인가, 생각의 꼬리를 잡고 간 곳엔

아주 반가운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3년 전 순창에서 백반기행을 함께 했던 강부자 씨였습니다.

소문난 입맛 자랑하는 강부자 씨를 따라 오늘은 서울 부자 밥상을 만났습니다.


휘황찬란한 건물들이 즐비한 압구정에서 42년간 자리를 지킨 노포가 있습니다.

1·4 후퇴 때 월남한 1대 사장의 요리법 그대로 여전히 간결하고 투박한 이 평양만둣국을

강부자 씨는 35년 가까이 넘게 찾고 있답니다.

처음엔 그 단순한 모양새가 낯설었지만

이내 그 육수의 깊은 맛에 빠져들게 됐고,

큼지막한 만두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미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 은은한 매력에 지금도 한 번씩 생각이 진하게 나네요. 



가로수길 근처 사람들이 즐비한 곳에 강부자 씨를 비롯해

박중훈·고소영·이서진 등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집이 있답니다.

말로만 들으면 번지르르한 고급 음식점 같지만

세발낙지볶음과 감자탕, 메뉴가 참 수수하지요.

‘야들야들’이라는 말은 딱 이 집 세발낙지볶음에 걸맞은 말일 겁니다.

매일 공수하는 세발낙지로 빨간 양념을 한,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그 맛에 37년의 세월이 응축되었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럽더군요.

또 하나, 시래기가 들어간 감자탕이 전부라고 생각한 저에게

시래기도, 깻잎도, 들깻가루도 없는 이 집 감자탕은

원석 같은 맛을 보여준 감자탕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명동, 그 외진 골목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복집이 있답니다.

이곳에 강부자 씨가 35년 동안 쫓아다닌 복어 박사가 있다지요.

이 복집에서 취급하는 복 종류만 4~5가지, 

복껍질무침, 복튀김, 복맑은탕, 참복화로구이 등 복요리란 복요리가 총망라한 이곳,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찾게끔 복요리의 문턱을 낮췄답니다.

싱싱한 미나리와 꼬들꼬들한 복껍질에 간간한 양념으로 본래 향을 살린 복껍질무침부터

쫄깃한 복어 살과 개운한 육수의 조화가 일품인 참복맑은탕과,

살점이 두툼한 복어를 참숯에 구워 살 자체의 단맛이 살아있는 참복화로구이까지

누군가 복어를 ‘죽어도 좋을 맛’이라고 했답니다.

 

오늘, 복어 ‘죽을 만큼’ 제대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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