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회 싱그럽다! 거제 여름 바다 밥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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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7관리자 조회수 674 |
<206회 싱그럽다! 거제 여름 바다 밥상> 쪽빛 바다에 푸르게 수놓아진 아름다운 남해의 섬, 거제 ‘1 제주, 2 거제, 3 진도…’ 거제를 떠올리니 옛날 우리 아버지께서 섬 크기를 외던 소리가 번뜩 들리더군요. ‘2번’ 거제와 어울리는 ’등번호 22번’의 사나이, 영원한 국민 포수 전 야구선수 홍성흔 씨와 함께 거제로 떠난 여름 나들이. 싱그럽기 그지없는 거제 여름 바다에 폭 빠져 버린 듯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일 먼저 찾은 거제의 성포항 - 예전에는 부산을 오가던 여객선이 다니던 꽤나 큰 항구였다는데 육지로 통하는 다리들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져 이리도 정겹고 아늑한 작은 항구 마을이 되었답니다. 이 성포항에서 거제 앞바다의 싱싱함 그대로, 진귀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다는 횟집에 들렀습니다. 이 집 내오는 반찬들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장어내장수육부터 청각무침, 미더덕장아찌까지 - 갖가지 반찬들로 꽉 채운 해산물 한 상에 눈도 즐겁고 입도 춤을 췄습니다. 왕우럭조개숙회는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부위별로 나오는데 그동안 먹었던 회는 하나도 생각이 안 나고 어떤 것은 죽순 맛, 어떤 것은 치즈 맛이 나는 - 참으로 ‘신세계’라는 말이 딱 맞겠지요. 1루타에서부터 홈런까지, 바다의 맛을 제대로 때려낸 아주 훌륭한 한 상이었습니다. 여름 제철 해산물 하면 성게가 빠질 수 없지요. 노란 성게알이 가득 차오르는 여름, 성게 안 먹으면 섭섭할 것 같아 찾은 집. 성게가 큰 어른 주먹만큼 푸짐하게 들어간 성게비빔밥이 이 집의 대표 메뉴입니다. 성게를 따는 해녀에게 직접 공수 받아 신선하고 푸짐하게 낼 수 있다는 이 집 성게비빔밥은 성게 자체의 은은한 향과 고소한 맛이 아주 진하게 남아있는데요. 특히 비빔밥에 같이 넣는 톳과 꼬시래기가 오독오독한 식감을 더해줘 바다를 ‘한 그릇’에 담는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합니다. 탁 트인 거제 바다를 뒤로하고 찾아간 복작한 거제 시내, 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아담한 오징어 집은 25년 전 그 자리 그대로 지켜오며 아주 특별한 오징어회를 팔고 있답니다. 처음 봤을 때 감탄을 금치 못했던 활오징어회 한 접시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군요. 실낱처럼 얇디얇은 오징어회를 한 젓가락 들어보니, 마치 명태 보푸라기를 들어 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주인장이 오징어회를 이렇게 내는 연유는 맛을 보아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더이다. 오징어를 씹으며 ‘살살 녹는다’는 말을 할 줄이야. 부드럽기도 하고 씹어도 씹어도 겉돌지 않는 식감과 맛에 더 놀랐다지요. 한 마리 썰 때마다 300번씩 칼질을 한다는데, 이 맛이라면 그 노고가 아깝지 않겠더군요. 이 집 오징어회는 물회로 먹으면 또 그게 별미더랍니다. 회가 얇으니 물회 육수를 흠뻑 머금고 나니 씹는 내내 풍미가 사라질 틈이 없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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