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204회 맛의 물길~ 김천 진미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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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관리자 조회수 617
<맛의 물길~ 김천 진미 밥상>

물맛이 단 ‘감천’이 흐르는 고장, 김천. 
산간지대가 주를 이루는 김천의 심심산골에서 진미 밥상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김천의 숨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동반자로는 
미스터트롯2에서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은 사나이, 안성훈 씨가 함께 했습니다. 

김천에 여행온 이들의 발길이 첫 번째로 향하는 곳이 바로, 
황악산의 고찰, 직지사인데요. 직지사 주변에는 오랜 시간 솜씨를 부리고 있는 
산채정식집이 많습니다. 이번엔 안성훈 씨가 먼 길 왕림해준 만큼, 
특별히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을 물어물어 찾아갔는데요.
김천 산골 밥상의 점심 특선은 바로, 소고기능이국!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명이김치, 가죽김치, 열무김치, 배추김치 4종과 꽁치젓갈, 창난젓갈, 열기까지~ 
김천 산골에서 웬 명이에 꽁치인가 했더니 울산에서 시집온 
울산 아지매의 손맛이 담긴 찬이더군요.  
게다가 주인장 손이 어찌나 큰지 찬도 국도 대접째 등장해 마치 머슴밥 같았습니다.
특히 소고기능이국은 2~3등급 한우를 아끼지 않고 통째로 끓여내 
맛이 깊고 진한 것이 김천에서 몸보신하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찾길 추천드립니다. 


숲길을 따라 달리다 보니 또 하나의 오두막집이 등장했습니다. 
경부선 열차가 달리는 모습이 보이는 위치에 은밀히 숨어 있는 오두막집. 
이곳은 김천의 향토 음식인 갱시기를 파는 몇 안 되는 집입니다. 
그래서 김천을 떠나 상경한 이들이 고향의 맛을 그리며 찾는 곳이 됐죠. 
갱시기는 보릿고개 시절 김천 사람들이 김치에 쌀과 떡, 국수, 수제비, 고구마 등 
남은 재료를 모두 넣고 양을 불려 끓여 먹던 구황 음식. 
이름은 낯설지만 그 모양새와 맛은 흔히 먹는 김치죽과 유사하더군요.
게다가 술술 들어가 속도 편안한 게 김천 사람들이 왜 갱시기 맛을 못 잊는지 알겠더이다. 


산간 지역인 김천 지례면에는 예부터 명성이 자자한 특산물이 있습니다.
바로 외래종에 밀려 지금은 그 개체수가 적지만, 
특유의 옹골찬 맛으로 임금님께 진상까지 됐던 흑돼지죠. 
집집마다 흑돼지 안 기르는 사람이 없었다던 지례 마을. 
그 맛을 못 잊고 여전히 흑돼지 밥상을 찾는 이들이 수두룩하답니다.
지례에서 이웃이 운영하던 흑돼지 식당을 물려받아 37년째 운영 중인 노포를 찾았는데요. 
흑돼지를 두껍게 썰어 초벌한 뒤, 연탄불에 구워 먹는데 
그 맛이 추억과 어우러져 한 수 하더이다. 
특히 이 댁에선 경상도의 밥도둑으로 불리는 별미 반찬, 고추장물도 맛볼 수 있는데요.
매콤하고 찝질해 보리밥에 더해 먹어도 흑돼지구이에 얹어 먹어도  
그 맛을 한층 더 돋우는 게 김천까지 흑돼지 먹으러 다시 찾아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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