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202회 맛의 오아시스! 포항 바다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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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관리자 조회수 678
<맛의 오아시스! 포항 바다 밥상>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투박하지만 풍성하고, 거칠지만 정겨움이 물씬한 포항을 찾았습니다.
한 발 일찍 찾아온 더위에 더욱 반가운 바다인데요.
최근 1위로 종영한 월화극에서 열연한 배우 장동윤 씨와 함께
포항의 청정 바다가 빚은 맛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항구도, 시장도 많은 포항.
빨리 먹고 빨리 일터로 가야 하기에, 곰탕이 발달했다지요?
그중에서도 신생 맛집으로 이름난 집을 찾았습니다.
텁텁할 수 있는 뼈 대신 돼지 살코기로만 육수를 내
1.2mm 두께로 썬 고기와 함께 아주 맑게 즐기는 청곰탕,
시래기를 넣고 푹 끓여 칼칼하게 즐기는 홍국밥.
서로 다른 매력의 두 가지 탕이 공존하는 곳이더군요.
장모님과 사위가 제각기 맡은 역할 분담이 완벽하게 이루어져서
맛의 정점을 찍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다에 나오면 꼭 ‘회’가 먹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요.
번잡한 시내에서 벗어나 북쪽으로 바다를 끼고 달리다보면
작은 어촌마을 안쪽 바닷가 바로 앞의 횟집이 하나 나오는데요.
30년 동안 조용히 이곳을 지켜온 노하우는 ‘자연산 고집’.
양식이 아니기에 그때그때 잡히는 수십 가지 어종이 그득하더군요.
직접 담은 장아찌, 직접 따온 해산물들과 함께 회를 즐기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입에서 조용한 잔치가 벌어집니다.
포항하면 빼놓을 수 없는 어부들의 별미, 포항 물회도
직접 담근 고추장으로 맛을 내 입에 꼭 맞더군요.


포항-하면 과메기, 물회, 개복치... 생각나는 것들이 많은데
특이하게 꽁치로 추어탕을 해 먹는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알고 보니 포항의 동빈내항에선 예전에 꽁치가 아주 많이 잡혔다더군요.
지금은 꽁치가 자취를 감추었지만, 냉장 시설도 제대로 없던 터라
꽁치로 다양한 요리를 해 먹는 방법이 발달했다는데요.
행여 국물이 흐려질까 다져서 완자로 넣은 꽁치는 
비릴 거라는 예상과 달리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거기에 경상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피까지 더하면
더할 나위 없는 추어탕이 완성되지요.
꽁치추어탕 한 그릇에 포항의 과거와 현재, 못다 한 이야기들까지
넉넉히 들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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