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201회 바지락 바지락~! 태안 왈츠 밥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2023.05.19관리자 조회수 838
<201회 바지락 바지락~! 태안 왈츠 밥상>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반도는 꽃게며 바지락, 실치 등
다양한 해산물이 나오는 황금어장이죠.
봄 바다가 내어 준 풍성한 해산물로 차려낸 어촌 밥상을 맛보러 다녀왔습니다. 
요즘 축구하랴, MC 보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예능 대세 이현이 씨와 함께 말이죠.

태안에는 예부터 집마다 반드시 끓여 먹었다는 음식, ‘게국지’가 있습니다.
게국지는 먹을 게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게장을 담가 먹고 남은 간장마저 버리기 아까워
배추 겉잎이나 펄에서 잡은 작은 게를 넣고 버무려 두었다가 찌개로 끓여 먹는 음식인데요.
옛 방식의 게국지는 게장 간장에 삭혀 두었다 요리하기 때문에 다소 쿰쿰한 맛이 납니다. 
한데 요즘은 다르더군요, 식재료도 넉넉한데다 냉장 기술도 좋으니 부러 삭힐 필요가 없습니다. 
게장 간장을 달인 육수에 통꽃게, 생배추를 넣고 시원하고 깔끔하게 끓이는 집을 찾았습니다.
요즘 입맛에 맞춰 업그레이드된 게국지가 참 향기롭더군요.
꽃게가 통으로 들어간 데다 돌게장 간장으로 육수를 끓여 그 맛이 깊습니다.
게다가 양념게장에 계절 반찬도 넉넉히 내어주니 1인 15,000원에 호사를 누리고 왔습니다.


이어서 안면도 황도로 향했는데요. 황도는 지금 바지락이 한창입니다.
펄이 좋아 튼실하게 자란다는 황도 바지락은 꽤 오랫동안 마을 주민들의 생활을 책임진 고마운 산물!
이맘때가 되면 황도 주민들 100여 명이 우르르 몰려 나가 바지락을 캔답니다.
바지락이라는 게 한식 국물에 흔히 쓰는 재료지만, 산지에서 맛보니 차원이 다르더군요.
황도 갯벌에서 직송한 바지락에 직접 기른 채소, 자가 제면 칼국수를 넣고 끓인 바지락칼국수를 맛봤는데요.
바지락 특유의 감칠맛과 시원함이 어찌나 진한지, 해장 생각이 절로 나는 맛!
갯벌에서 도심까지 멀리 오느라 비쩍 마른 바지락이 아니라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갯벌에서 살아 숨 쉰, 산지 직송 바지락의 맛은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광어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생선이 바로 우럭이죠. 
우럭하면 흔히 우럭회, 우럭매운탕을 떠올릴 텐데요.
태안엔 우럭을 말린 뒤 진하게 끓여 낸 향토 음식, 우럭젓국이 있습니다.
먼바다에서 잡은 특대 사이즈 우럭을 공수해 매년 겨울 해풍에 직접 말린 우럭으로 우럭젓국을 끓인다는 주인장. 
음식 이름에 ‘젓국’이란 단어가 들어가기에 당연히 새우젓을 넣고 끓인 줄 알았는데
이 댁에선 우럭을 말릴 때 소금간을 직접 맞추기 때문에 젓갈이 안 들어간답니다. 
들어간 재료라곤 쌀뜨물에 반건조 우럭, 두부 정도인데 맛이 진국입니다. 
이현이 씨 표현에 따르면, ‘텀블러에 싸서 들고 다니며 마시고 싶은 맛’.
태안 어촌 밥상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댓글 0

(0/10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