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96회 설렌다! 대전 스타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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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관리자 조회수 896
<196회 설렌다! 대전 스타 밥상>

어느덧 완연한 봄이네요. 
나들이 철을 맞아 기차로 1시간이면 훌쩍 닿는 교통의 중심지 대전을 찾았습니다. 
대전 식객은 요즘 가장 뜨거운 배우 손석구 씨와 함께했는데요. 
손석구 씨 고향이 대전이라지요.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셔 여전히 자주 찾는 지역이랍니다. 
손석구 씨가 안내하는 대전 추억의 맛집으로 떠나봤습니다. 


대전에는 묵마을이 있습니다. 대전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 찾는 별미 맛집이라지요. 
손석구 씨도 어릴 땐 할머니와 함께, 커서는 동료들을 데리고 온다고 하네요. 
날이 좋아 평상에 앉아 받아본 묵전과 묵사발. 
도토리가루에 부침가루를 섞어 마치 전병처럼 얇게 부친 묵전- 
그럴싸한 고명 하나 없이도 부드럽게 잘 넘어갑니다. 
이곳 묵사발은 채 썬 묵에 사철 뜨끈한 고기 육수를 부어 내주는데요. 
뜨끈한 육수 덕분에 묵의 식감은 더욱 말캉하고 쌉싸름한 도토리
향은 더욱 진하더군요. 
봄볕만큼이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돼지 한 마리를 골고루 즐길 수 있다는 순대 노포를 찾았습니다. 
이 집 대표메뉴는 ‘막창순대’인데요. 
대개 구워 먹는 돼지 막창을 손수 속을 채워 순대로 팔더군요. 
한 입 맛본 순간 막창은 질길 거라는 편견이 산산이 부서졌는데요. 
두툼한데도 부드러운 데다 잡내 하나 없어 맛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순대가 아닌 고기를 씹는 느낌이랄까요. 
이어 맛본 담백한 대창순대와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순댓국까지! 
영혼까지 든든해지는 푸근한 한 상이었습니다. 



손석구 씨가 이르길 대전에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라더군요. 
손석구 씨가 엄마 배 속에서부터 즐겨 먹었다는 71년 전통의 냉면집을 찾았습니다. 
유서 깊은 냉면집은 불고기도 맛난 법이지요. 
이 댁 불고기는 육수가 가득한 전골 스타일인데요. 
달콤한 육수를 머금은 고기는 솜사탕처럼 부드러웠습니다. 
손석구 씨가 지금도 참 좋아한다는 이 집의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중간쯤! 
육수는 동치미 육수 덕에 첫맛은 시원, 달큰하고 뒷맛은 고기 육수 덕에 감칠맛과 깊은 맛이 나더군요. 
면발 역시 평양냉면처럼 너무 뚝뚝 끊기지도, 함흥냉면처럼 너무 질기지도 않은 먹기 딱 좋은 식감이었습니다. 
‘대전냉면’의 뿌리를 엿봤습니다. 


마지막집으로 대전의 대표 별미 두부두루치기집을 찾았습니다. 
식당 문을 연 순간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는데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식당 내부가 퍽 마음에 들더군요. 
메뉴는 두부두루치기와 녹두전 단 두 갭니다. 
바삭하게 부친 고소한 녹두전으로 입맛을 돋우고 나면 곧이어 두부두루치기가 나오는데요. 
양념이 어찌나 새빨간지 주눅이 다 들더군요. 
두부 먼저 한 입 했는데, 왠걸요. 양념맛에 뒤지지 않는 고소함이 살아있습니다. 
면도 당면과 밀가루면 두 가지! 
특히 밀가루면은 우동과 쫄면 중간쯤 되는 식감이라 두부두루치기와 참 잘어울렸습니다.
먹다보면 점점 매워지는 양념! 설탕 없이 대파로 단맛을 내고, 고추씨로 칼칼한 맛을 더했답니다. 
어찌나 중독성이 있는지 맵다 맵다 하면서도 결국 밥까지 비벼먹고 말았지 뭡니까. 
대전의 저녁을 책임질만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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