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55회 찬란하다! 충무로 스타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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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3관리자 조회수 1252
<155회 찬란하다! 충무로 스타 밥상>


세계를 매료시킨 케이 무비의 본고장, 서울 충무로입니다. 
우리를 울고 웃긴, 그 시절의 충무로는 여전하더군요.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 
명품 영화에서 연기력을 뽐내고 있는 배우 서영희 씨와 
충무로의 맛을 한번 찾아볼까 합니다. 
별점 다섯 개를 획득한 충무로 밥상! 레디 액션~ 

먼저 장충동입니다.
장충동 하면 으레 족발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요즘 떠오르는 음식이 따로 있다는데요. 바로 돼지곰탕! 
흡사 갈비탕 같은 맑은 국물의 돼지곰탕. 
맑은 국물에 소면 사리까지 넣어, 단아하게 등장한 것이 마치 평양냉면 같더군요.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이, 진한 돼지 국밥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돼지국밥이 울퉁불퉁 비포장길이라면, 이 돼지곰탕은 잘 닦인 신작로랄까요? 
고기 건더기는 비계 없이 살코기만 넣어 깔끔한 맛을 살려냈는데, 
이 역시 담백한 국물과 잘 어우러집니다. 
아침에 뜨끈하게 한 사발하고 가면 하루가 든든할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돼지의 신세계! 맑은 곰탕을 맛봤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 동네.
좁은 골목 사이사이, 보석 같은 백반집을 찾아 떠나볼까요?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 7천 원 백반입니다.
미식가 싸이 씨가 먼저 들렀는데, 음식값 60만 원에 팁으로 40만 원을 얹어 
통 크게 100만 원을 쓰고 가셨다더군요. 어쩐지 먹기도 전에 그 맛이 짐작이 되죠? 
게다가 개업한 지 이제 2년 만에 부러 찾아가기도 어려운 골목에서 
외지인까지 줄을 세운다니... 7천 원 백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상승하던 찰나, 
제 눈앞을 사로잡은 백반 한 상!
소박한 백반이라더니 간장게장이 등장, 거기다 조기찌개까지 한 상이라더군요.
서울에서는 만날 수 없는 특등 가성비! 
알고 보니, 가게 바로 앞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남편과 아들의 끼니를 위해 
한 끼, 두 끼 차려낸 밥상에 주변 상인들 수저 하나둘 얹다 보니 
차리게 된 백반집이랍니다. 허니 엄마의 집밥 그 자체지요. 
칠천 원짜리 꽃게장 백반 앞에서, 가타부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후미진 백반집이라 가성비만 생각했는데, 구성이든 맛이든 상상 그 이상입니다.
충무로에서 발견한 보물! 이곳에는 언제라도 뚝딱 차려지는 고향이 있습니다 


저녁 시간이면 줄을 서시오~! 
충무로에선 이미 전설이 됐다는 45년 전통 주꾸미 숯불구이!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화로에 밑반찬까지~ 
자리 회전율이 생명이다 보니 그 속도가 그야말로 전광석화! 
메뉴판을 보면 어쩐지 메뉴가 많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주꾸미 양념 단일메뉴! 
새빨갛게 양념한 주꾸미와 키조개 관자를 숯불에 구워 먹는 방식인데,
양도 제법 넉넉하니, 둘이 먹기 충분합니다.  
새빨갛지만 맵지 않고 감칠맛 넘치는 양념이 백미인데
알고 보니 아들에게도 전수하지 않은 비법 양념이라더군요. 
보름에 한 번 고추장을 직접 담가, 황금비율로 조합해 만든다니 
그 맛을 따라올 자가 없을 수 밖에요. 
충무로의 이름이 살아있는 한, 주꾸미의 전설은 영원할 겁니다. 


충무로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사랑받는다는 노포 고깃집.
고깃집인데 뭔가 심상치 않은 게 끓고 있습니다.
장사 시작하면서부터 40년이 넘도록 내온 ‘채소죽’이 그 주인공!
빈속에 술 부어댈 충무로 직장인들을 위해 허한 속을 달래란
주인장의 속 깊은 배려라는데- 맛은 기본에 서비스 점수 100점 만점!
죽 한술로 속 달래고 있으면, 가게 입구에선 돼지목살 초벌구이를 시작합니다.
소금만 살살 뿌려 숯불에 두툼하게 구워내는데 이 집에선 ‘통고기’라고 부르더군요.
숯불에는 기름기가 적은 목살이 어울리죠. 
이틀에 한 번 마장동에서 생고기를 받아 직접 손질하기에, 
고기 질 하나만은 자부한다는데요. 여기에 2cm 두께로 두툼하게 썰어 
겉은 빨리 익혀 바삭함 살리고 속은 육즙으로 촉촉하게 만든답니다.
그야말로 겉바속촉! 고기 한 점, 인생 이야기 두 점.
맛있는 음식과 친구는 영혼을 살찌우지요. 
충무로에서 그토록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충무로의 밤이 되면 생각날 것만 같은 노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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