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56회 맛의 산토리니! 쪽빛 남해 밥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2022.06.17관리자 조회수 1057

<156회 맛의 산토리니! 쪽빛 남해 밥상>


슬슬 더위가 찾아오려 하는 계절이지요.

쪽빛 바다가 넘실거리는 보석 같은 섬, 경남 남해를 찾았습니다.

아름다운 섬 기행을 함께할 오늘의 손님은

하이틴스타로 화려하게 데뷔해 국민배우로 거듭난 중견 탤런트 이종원 씨입니다


남해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멸치쌈밥이죠.

멸치쌈밥은 멸치조림을 각종 쌈에 싸 먹는 남해 향토 음식입니다.

제가 1년을 기다려 먹을 만큼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지요.

날이 무더워지면 멸치 뼈가 억세져 맛이 떨어지기에 지금이 딱 제철입니다.

이 집은 멸치조림에 묵은지와 무청시래기를 넣었더군요.

싱싱한 상추에 통통한 멸치 한 마리, 아니 두 마리 올리고 된장 조금, 마늘 한 점에

국물 한 숟가락까지 얹어 입으로 돌격!

멸치쌈밥은 이렇게 한입 가득 넣고 먹어야 제맛인 법입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고소한 멸치가 감칠맛 풍부한 국물에 졸여져 가히 환상적이더군요.

멸치쌈밥은 처음이라던 이종원 씨도 혹여 비린내가 날까 걱정하더니

막상 맛보고는 고소하다며 무척이나 잘 드시더군요.

1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이었습니다.



남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백반집을 찾았습니다.

9천 원 점심 백반만 파는 집인데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답니다.

게다가 하루 7팀만 받는다니 이게 무슨 배짱인가 싶더군요.

그런데 막상 식당에 가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이다.

기본 밑반찬만 무려 12가지가 나오는데 하나같이 정성이 가득 들어간 찬들이더군요.

거기에 제철 갑오징어볶음, 달걀말이, 부세구이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양태미역국까지!

주인장이 매일 새벽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들을 구매해 바로 만들어낸답니다.

40년을 한결같이 지켜온 주인장의 손맛이 벌써 그립습니다.



슬슬 더워지니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지요.

무려 반세기를 물회 하나에만 정성을 쏟아온 집을 찾았습니다.

양푼에 가득 나온 물회는 마치 회무침 같은 모양새! ‘물이 없는 물회더군요.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싶었는데, 얼음육수를 넣고 버무려 먹다 보면 육수가 생긴다더군요.

활어회가 아닌 숙성회를 사용해 맛이 한층 깊었습니다.

채 썬 배와도 부드럽게 어울린달까요.

특히 은은한 단맛이 훌륭한 숙성양념장은 물회의 품격을 한층 올려주더군요.

육수가 어느 정도 녹았다 싶으면 메밀면을 비벼 먹는데요.

새콤달콤한 육수에 구수한 메밀면이 참 잘 어울리더군요.

마지막으로 밥까지 말아 먹으니,

물회 한 그릇으로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남해의 마지막 식당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노포 돼지갈빗집입니다.

푸근한 인상의 여든일곱의 주인장이 맞아줬는데요.

지금도 40년 전에 쓰던 연탄 화로와

구멍이 뽕뽕 뚫린 독특한 모양의 불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포를 뜨듯 얇게 저민 돼지갈비는 주인장이 매일 직접 손질하고 있답니다.

비곗살이 적당히 섞여 있어 소금구이로 먹어도 맛이 좋고,

얇게 저며서 은은한 양념에 재웠다 먹어도 맛이 괜찮더군요.

공깃밥을 시키면 덤으로 나오는 시래기된장국은

멸치를 듬뿍 넣어 구수한 맛이 아주 일품이었는데요.

돼지고기의 기름기를 싹- 씻어주는 훌륭한 마무리였습니다

댓글 0

(0/10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