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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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회 싸이의 노포 스타일! 서울 강북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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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6관리자 조회수 1422
<151회 싸이의 노포스타일! 서울 강북 밥상>

자고 일어나면 뭐 하나라도 변해있는 게 요즘 세상이지요.
골목을 걷다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서울 강북은 노포를 찾아다니는 제게 더욱 끌리는 동네입니다.
강북 노포 기행을 함께할 동지로 아주 반가운 분이 납셨습니다.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뒤흔든 사나이, 월드 스타 싸이!
어찌나 반갑던지 만나자마자 '이랴~' 말춤이 절로 나옵디다. 
알고 보니 싸이 씨도 맛집깨나 찾아다닌다더군요. 특히 노포 마니아라고 합니다.


싸이와 함께 찾아간 첫 번째 강북 노포는 바로, 약령시장에서 3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가니탕집입니다.
약령시장은 경동시장 옆에 형성돼 있는 대규모 약재시장인데요.
물가가 싼 곳이다 보니 음식값은 저렴하고 양은 푸짐하더이다.
주인장이 마장동에서 육류도매업을 하는지라 재료의 질도 수준급~!
이 댁의 하이라이트는 모둠수육이었는데요.
보통 접시에 나오는 것과 달리, 전골식으로 냄비째 등장하더이다.
그 안에 머릿고기, 양, 우설, 힘줄이 넉넉히 들어있는 데다 대파와 당근 등 채소도 푸짐히 올라 있는 게 특징.
모든 재료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 그 맛이 가히 기가 막히더이다.
어느 한갓진 날, 모둠수육 앞에 두고 여유로이 앉아 인생사 나누고 싶은 맛이랄까요~!


실향민인 할아버지를 따라 이북 음식깨나 자셨다는 싸이 씨를 위해
특별히 탈북민이 직접 맛을 내는 북한 음식 전문점을 찾았습니다.
평양에서 해 먹던 방식에 주인장의 아이디어를 더해 만든 평양냉면부터 맛을 봤는데요.
양지 육수에 동치미를 더해 그 맛이 좀 독특합니다.
흔히 먹던 슴슴한 평양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면발 역시 메밀 100%인데, 껍질을 벗긴 순메밀만 사용해 면발이 희고 쫄깃한데요.
평양냉면을 처음 맛보는 초심자에게도, 슴슴한 맛을 즐기는 평냉파에게도 꼭 한 번 맛보시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단층 가옥이 빌딩이 되고 아궁이가 가스레인지가 되고, 가마솥이 압력밥솥이 되는 동안 변하지 않고 그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 있죠.
싸이 씨는 수십 년 전 붓글씨로 쓴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는 노포를 만나면 그렇게 설렌다고 합니다.
마침, 싸이 씨를 모시고 간 아귀탕집이 그랬습니다.
1대 주인장이 만든 간판과 예부터 사용한 찌그러진 냄비도 그대로, 조리하는 방식 역시 그대로라죠.
전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투박하게 볶아낸 아귀찜부터 맛봤는데요. 
역시 오래 살아남은 가게는 단순해 보여도 강력한 한 방을 품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댁은 아귀탕이 압권인데요.
국물 없이 손님상에 등장해 뚜껑을 덮고 잠시 끓이면 아귀와 콩나물, 무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국물이 됩니다. 
그 맛이 진하고 깊은 게 연신 감탄이 나오더이다.
역시 연륜의 힘은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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