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회 맛의 영광! 전남 영광 밥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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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1관리자 조회수 1227 |
<143회 맛의 영광! 전남 영광 밥상> 찬란한 빛의 고장 영광을 찾았습니다. 오늘 함께 할 식객은 영광 출신 배우 정애리 씨입니다. 참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는 정애리 씨는 여행 내내 소녀처럼 설레하더군요. 고향이란 늘 그런 법이지요. 너른 갯벌을 품고 있는 영광에서는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백합이 사철 잡힙니다. 반백 년 가까이 백합요리를 선보이고 있다는 식당을 찾았는데요. 백합죽을 시키자 그야말로 전라도에 왔다는 실감이 나더군요. 간장게장에 피꼬막데침, 칠게볶음, 가오리무침은 물론 주인장이 직접 삶는다는 족발까지! 푸짐한 반찬을 미처 다 맛보기도 전에 나온 뜨끈한 백합죽이 등장했습니다. 생백합을 넉넉히 넣어 끓인 백합죽은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첫 끼로 아주 훌륭하더군요. 비트를 넣어 고운 색을 낸 동치미를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밥상이었습니다. 영광 하면 굴비, 굴비 하면 영광이지요. 법성포에서 말린 굴비 한 마리가 척하니 올라온다는 백반집을 찾았습니다. 쟁반째 제공되는 백반 한 상은 돼지머릿고기부터 양념게장, 굴무침, 감태무침 등 15가지 반찬이 푸짐하게 나옵니다. 커다란 쟁반이 차고 넘쳐 2단으로 올려서 주시더군요. 반찬 하나하나 흠잡을 데 없이 맛이 좋지만, 이 밥상의 주인공은 단연 짭조름한 굴비! 잘 구운 굴비 한 마리에 입맛이 싹 돌더군요. 밥 한 공기 뚝딱했습니다. 그야말로 남도 백반의 진수를 보여준 단돈 8천 원의 행복이었습니다. 영광 시내에 테이블 4개로 영광 술꾼들을 줄 세운다는 제철 생선 요릿집입니다. 주인장이 추천한 오늘의 메뉴는 산란을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병어조림. 병어조림을 주문하자마자 갓 부친 새우전을 필두로 병어회, 숭어회, 굴무침, 호래기회, 달래무침 등 반찬이 무섭게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주인장 손이 어찌나 빠른지 4인상이 금세 가득 찹디다. 손맛은 또 어찌나 좋던지요. 모든 찬이 주인공처럼 맛이 훌륭하더군요. 병어조림이 나온다는 사실을 깜빡 잊을 정도였달까요. 매콤한 냄새와 함께 등장한 병어조림은 간이 딱 좋은 칼칼한 국물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살밥의 조화가 가히 예술이더군요. 위장이 작은 게 한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제 만화 <식객>의 소고기 전쟁 편을 보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아롱사태가 얼마나 귀하고 맛 좋은 부위인지. 영광에 아롱사태로 생고기를 낸다는 집을 찾았습니다. 육향이 진하고 담백한 아롱사태는 소 한 마리에 단 두 덩이만 나오는 데다 근막을 하나하나 손질해야 해 생고기로 접하기 힘든 부위지요.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아롱사태 생고기- 여전히 참 맛이 좋더군요. 생고기는 처음이라는 정애리 씨도 용기를 내 두 점이나 맛보았답니다. 맛의 영광을 찾은 영광 밥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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