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41회 샘솟는 맛의 발원! 태백산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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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8관리자 조회수 1256

<141회 샘솟는 맛의 발원! 태백산 밥상>

겨울에 가장 찾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면
단연 강원도의 꽃, 태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원도 내륙에 자리에 고유의 식문화를 가진 태백을
원조 꽃미남 배우 김승수 씨와 함께 찾았습니다.


강원 산간 지방에 속해있는 태백이다 보니
사시사철 산나물을 주요한 식량으로 삼았다는데요.
무쳐 먹어도 맛있고 생으로 먹어도 맛있는 산나물이지만
가마솥에 밥으로 함께 하면 별미지요.
태백 시내에서 이름값 한다는 솥밥 집은
반찬부터가 서울에선 보기 어려운 맛 좋은 산나물들로 가득하더군요.
거기에 주문 즉시 가마솥에 지어내 주는 가마솥밥은 정말 보통 먹던 것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여쭈어보니 나물을 들기름과 소금에 간해서 밥을 짓는 것이 비법이라더군요.
강원도 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밥상이었습니다.


태백에 왔으면 태백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을 꼭 맛봐야겠지요?
그 옛날 태백에 탄광이 많던 시절 광부들이 칼칼한 목을 씻어내기 위해 먹었다는 물닭갈비 집을 찾았습니다.
저는 물닭갈비라는 것을 처음 접해보았는데요.
여럿이 나눠먹기 위해 단일 메뉴에 사리를 여러 가지로 준비해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맛본 물닭갈비는 칼칼해 보이는 모양새와 달리 맛은 아주 담백하고 깔끔하더군요.
거기에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냉이를 듬뿍 넣어 향긋함이 일품이었습니다.
그 시절 광부들의 고단함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홉 마리 소가 평화롭게 누워있는 형상을 했다는 태백의 구와우마을.
발길 닿기도 쉽지 않은 이곳에 매일 아침 순두부를 만들어내는 간판 없는 순두부집을 찾았습니다.
60년 넘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식당에는 메뉴도 순두부 단 하나뿐이더군요.
다른 곳과 다르게 강원도 황갓으로 담은 갓김치를 순두부에 곁들여 먹는 것이 참 특별했습니다.
뽀얗고 고소한 순두부 맛은 더할 나위 없었지요.


태백 시내에 나오면 ‘실비집’이라는 간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태백에서 실비란 저렴하게 파는 한우를 뜻하는 말인데요.
포장마차처럼 친근한 분위기에 저렴한 소고기를 맛볼 수 있어 태백 시민들이 애용하는 집을 찾았습니다.
평소 백반기행을 하며 한우를 많이 맛봤는데,
이 집처럼 소고기 맛이 뚜렷한 곳은 처음이더군요.
알고 보니 플러스 등급이 없는 1등급만을 사용해 기름지지 않고 담백 고소한 맛을 유지한답니다.
후식으로 먹는 선짓국도 매일 아침 끓여 신선하기 그지없었지요.
태백, 가깝진 않지만 자주 찾고 싶어지는 동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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