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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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회 남도의 겨울이어라~ 산해진미 장흥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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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관리자 조회수 1516

134회 남도의 겨울이어라~ 산해진미 장흥 밥상


매서운 추위로 몸이 움츠러들 때면 온기를 좇아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어지곤 합니다.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전라남도에서도 아래쪽에 자리한 장흥을 찾았습니다.
90년대 뭇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원조 첫사랑 명세빈 씨와 동행했는데요.
순수한 명세빈 씨의 기운과 청정한 자연을 가진 장흥의 조합이 어떨지 기대되는 나들이였습니다.


장흥에서도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노력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요.
항구 앞에 간판 없이 영업 중인 작은 백반집을 찾았습니다.
매일 아침 노력항 앞바다에서 잡아 온 싱싱한 해산물을 요리해서 내어주는 집인데,
그날그날 잡히는 물건에 따라 구성이 달라진다고 하여 상당히 기대되었습니다.
저희가 간 날은 간장게장, 새우장, 군소, 문어숙회 등 14가지 반찬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이 모든 반찬을 만 원에 맛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인 한 상이었습니다.



겨울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해산물은 굴이 아닐까 싶은데요.
장흥 남포마을은 득량만 갯벌이 키워낸 자연산 굴이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굴이 나는 철에만 운영 중인 이 식당은 화덕에 참나무 장작을 때서 자연산 굴을 구워 먹을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표고버섯이 유명한 장흥은 표고버섯을 키운 참나무를 장작으로 많이 사용한다는데
자연산 굴과 향긋한 참나무 장작 향이 잘 어우러져 늘 먹던 굴과는 색다른 맛을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이 주꾸미를 봄 별미로 생각하곤 하지만
이곳 장흥에서는 주꾸미를 겨울에 특히 즐긴다고 하더군요.
시내에서 17년째 장흥 사람들 입맛을 책임진다는 식당을 찾았는데요.
이 집은 주꾸미숙회를 묵은지와 된장양념장에 맛볼 수 있는 곳인데,
낯선 조합이라 조금 걱정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조화가 아주 좋더군요.
주꾸미볶음은 제 입에 조금 달긴 했지만,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엔 딱 좋은 맛이었습니다.
봄 주꾸미를 잊게 만든 겨울 주꾸미의 매력이랄까요?



삼합 하면 홍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하는데요.
장흥에서는 세 가지 특산물을 이용한 장흥삼합을 맛볼 수 있다고 하여 발걸음을 했습니다.
표고버섯, 키조개관자, 한우가 그 주인공인데-
특히 한우는 장흥 인구보다 두수가 많을 정도로 알아준다고 하더군요.
세 가지 재료 각각도 아주 좋지만,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더욱 좋았습니다.
이 집은 특이하게 주인장이 개발한 불판에 한우는 굽고 버섯과 키조개는 데쳐 먹는 형태인데,
세 재료를 각각 알맞게 익힐 수 있어 괜찮더군요.
장흥삼합 때문에 다시 장흥을 찾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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