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29회 맛의 대전! 대한민국 중심 대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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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2관리자 조회수 1892

<맛의 대전! 대한민국 중심 대전 밥상>

나들이 떠나기 참 좋은 계절이지요?
늦가을 나들이 철을 맞아 한반도 어디든 발걸음하기 좋은 사통팔달의 도시, 대전을 찾았습니다.
대전현충원에 부모님을 모셔 대전이 제2의 고향이라는 만능 엔터테이너 개그맨 김태균 씨와,
대전이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 전 야구선수 김태균 씨를 함께 모셨는데요.
든든한 두 분이 있어 이번 대전 나들이가 더욱 풍성했습니다.


찬 바람 불 때면 어머니 밥상이 더 그리워지기 마련이지요.
현충원에 부모님을 모셔 대전에 오면 엄마 손맛이 더욱 그리워진다는 김태균 씨와 함께 백반집을 찾았습니다.
매일 아침, 그것도 모자라 오후에도 한 번 더 장을 봐온다는 주인장-
가게 가득한 그릇, 그림, 글씨를 직접 했다는 솜씨를 보니 맛이 더욱 기대되더군요.
김 하나도 장사 시작 30분 전에 구워낸다는 정성이 대단한데,
20여 가지 반찬에 호박순을 넣고 끓인 청국장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완벽한 한 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그리운 옛 밥상을 만났달까요.


18년 동안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는 김태균 선수가 당연히 맛집도 많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바쁜 훈련 탓에 자주는 못 나갔지만, 선수 시절 즐겨 찾았다는 칼국숫집 하나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고춧가루를 많이 넣고 아주 얼큰하게 끓인 얼큰이칼국수는 대전분들이 애정하는 메뉴라더군요.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저는 꽤나 진땀을 뺐지만, 두 분은 어찌나 잘 드시던지-
바구니째 내어주는 쑥갓을 더해 매운맛을 줄이고 감칠맛을 올리니 제 입엔 한결 잘 맞았습니다.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을 땐 종종 생각날 메뉴 아닐까요?
족발처럼 껍질을 쫄깃하게 삶은 수육 또한 입맛에 꼭 맞았습니다.


대전하면 두부두루치기가 굉장히 유명한데요.
이 두루치기에 오징어를 더해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집을 찾았습니다.
의아하게도 두루치기 외에 족발양념구이라는 메뉴를 함께 팔고 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켜보았더니 정말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맛이 괜찮더군요.
알고 보니 족발을 삶아서 석쇠에 구운 뒤 양념에 볶기까지 한다는 게 비법이랍니다.
정성이 꽤나 들어가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요.
두부두루치기에 오징어를 더한 두부오징어두루치기는 일반 두부두루치기보다 씹는 맛이 더해져 먹는 재미가 있더군요.
두루치기에 추가해 먹는 칼국수 사리는 대전에 오면 빠질 수 없는 감초랄까요?
매콤한 양념에 두부, 오징어, 칼국수 면의 조화가 참 좋았습니다.


대전 시민의 추억의 외식장소라는 갈빗집을 마지막으로 들렀습니다.
1인분 9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의 돼지갈비, 사실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지요.
생고기 같은 허여멀건 한 양념이 그다지 먹음직스럽지 않았는데-
이거 구워서 먹어보니 아주 요물이더군요.
달지 않고 고기의 맛을 그대로 살려주는 적당한 양념 맛.
제가 여태 먹어본 어느 갈비보다도 심심했습니다.
인위적인 조미료나 색소를 쓰지 않아 보기엔 밍밍해 보여도 맛은 제대로 낸다는데요.
후식으로 나온 콩나물돌솥밥 역시 보기엔 슴슴해도 맛은 기가 막히더군요.
반세기 가까이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받은 집이라 하니, 과연 대전 시민들의 입맛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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