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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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회 추억은 맛있다! 군산 가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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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9관리자 조회수 1936

127회 추억은 맛있다! 군산 밥상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고장, 군산으로 향했습니다.
찬 바람이 솔솔 불어와 옆구리가 슬슬 시려지는 가을!
제 옆구리에 온기를 더해줄 오늘의 동반자는 바로, 국민 배우 정혜선 씨.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죠.

백반기행의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곳곳에 숨어 있는 백반집 찾아가는 것!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을 상에 올린 백반집이 있다고 해 다녀왔습니다.
군산분들에게 집밥 생각나면 찾아가는 아지트 같은 곳이라더군요.
점심시간이 되면 앉을 자리가 없다는 소문을 듣고 조금 일찍 방문했는데요,
1인 9,000원의 아귀백반! 백반의 주인공인 아귀탕이 나오기 전,
반찬만으로 밥 한 공기 뚝딱하고도 남습니다.
간장게장에 꽃게무침, 소라무침, 잡채, 생선구이, 우거지지짐 등 
제가 갔다고 해서 특별히 더 담은 게 아니라 원래 반찬이 많기로 유명한 곳!
반찬으로 밥 다 먹고 아귀탕은 포장해가는 손님도 부지기수라네요
양만 많은 게 아니라, 맛도 기가 막혀
저도 정혜선 씨도 오랜만에 허리띠 풀고 ‘폭풍 흡입’했습니다~

 

이어서 찾아간 곳은 상당히 외진 곳이었습니다.
‘뭐 이런 곳에 식당이 있나~’싶을 정도로 휑한 도로변에 덜렁 자리한 식당!
겉모습만 봐서는 영 장사도 안 할 것만 같아 겁부터 났는데요.
하지만, 그 맛은 반전이었습니다!
육사시미와 소머리국밥 딱 두 가지 메뉴만 판매하는데,
당일 도축한 우둔살을 얇게 썰어 낸 육사시미는 그야말로 신선함 그 자체!
소머리국밥은 제가 지금껏 먹어본 것 중 가장 깔끔하면서도 맑은 국물이었습니다.
너무 맑아 첫입은 밍밍하다 느낄 수도 있는데요
 먹다 보면 이상하리만치 고소함이 치고 올라오더라고요.
또 하나 놀라운 것이 바로 머릿고기 손질 방법!
머릿고기를 냉동한 뒤 얇게 썰어 넣어
국물을 머금은 쌀알과 함께 입안에서 착착 안기더군요.
깔끔한 국물과 얇은 머릿고기의 조화 때문인지
반쯤 식은 뒤에 극강의 고소함까지 느꼈습니다.

군산엔 바다만 있는 게 아니라 서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 저수지도 있죠.
바다가 아니라 민물에서 나는 식재료로 맛을 내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민물새우를 듬뿍 넣고 끓여낸 새우탕에 돌솥영양밥이 함께 나와
군산분들 속이 허할 때 찾는 곳이라는데요.
민물새우의 달큼함이 더해진 칼칼한 국물과
갓 지어 윤기가 흐르는 영양밥의 조화가 괜찮더군요.
이 집의 백미는 바로, 새우탕 안에 듬뿍 들어간 얼갈이배추!
 흔히 사용하는 우거지나 시래기가 아니라
하우스에서 재배한 여린 얼갈이배추를 사용해 부드럽기 그지없고
양념도 참 잘 뱄더군요.
얼갈이배추 한 줄기 영양밥에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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