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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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회 여름엔 동해다! 동해 바다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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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9관리자 조회수 2054

<여름엔 동해다! 동해 바다 밥상>


넘실거리는 쪽빛 바다가 절경인 곳, 강원도 동해입니다

한껏 물오른 바다로 차리는, 시원한 여름날의 만찬을 누려보겠습니다

여름엔 역시 동해지요~!

 

동해안의 유서 깊은 항구, 묵호항.

곰치로 유명한 동네인데, 역시나 여기저기 곰치국 간판입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곰치는 ‘겨울 제철’ 생선인데 수족관에 곰치가 가득합니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겨울이 제철인 곰치는 남해안 물메기. 동해안 미거지(곰치)는 지금이 딱 제철이랍니다.

과연 제철 곰치국의 맛은 어떨까요? 생김새는 강원도 식 그대로-

오로지 김치와 곰치만 넣어 끓인 모양샙니다.

비린내가 없는 편이어서, 동해안 어부들이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해장국으로도 먹었다니 그 깊고도 시원한 맛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생선국의 비린 맛 때문에 걱정하던 길해연 씨도 맛있게 먹더군요.

여름 동해 하면 꼭 생각날 맛입니다.

 

강원도의 순박한 한상차림이 생각나는 집.

옛 시골집이 맛의 정겨움을 더해줄 것만 같은 식당입니다.

대표메뉴는 강원도 토속음식.

정선 출신 주인장이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대로 차려내는 식당이랍니다.

주인장이 솜씨를 부려서 차려낸 첫 번째 음식은

겨울에 직접 칡을 갈아 만들었다는 칡 부침입니다.

세 가지 종류의 칡가루를 비율대로 섞어 만들었다는데

쫄깃하면서도 쌉싸래한 칡 맛이 아주 매력적이더군요.

여기에 주인장이 어릴 적 먹던 그대로, 정선 갓을 넣어 만든

칡전병도 강원도 스타일 그대로!

소금에 절여두었다가, 찬물에 짠 기만 뺀 뒤

고춧가루 양념해서 먹는 것이 강원도 방식이라는데,

쌉싸래한 칡 부침과 제법 잘 어울리더군요.

애피타이저로 기대감을 잔뜩 올려놓고 등장한 ‘감자옹심이’

순수하고 담백한 맛이, 꼭 강원도 사람을 닮은 것도 같더군요.

주문한 뒤 2~30분을 족히 기다려야 하지만,

주인장이 들이는 시간과 정성을 생각하면 어쩌면 기다림도 호사입니다.

이게 바로 강원도의 지혜, 강원도의 힘이지요.

 

여느 해외 휴양지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바다.

우리들이 꿈꾸는 고향 바닷가.

바닷가에 오면 꼭 생각나는 바닷가 횟집도 있습니다.

수족관 없이 50년 전통의 맛을 이어온 곳이라는데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모둠회가 대표메뉴.

오징어에, 참방어, 광어, 문어, 소라까지

물 좋은 해산물이 모두 모였습니다.

맛을 보니 싱싱한 해산물의 단맛이 가득.

바다에서 뛰놀던 생명 그대로의 맛입니다.

수족관 하나 없이 어찌 가능할까 했더니,

수족관이 없어서 가능하답니다.

부둣가에서 바로 배달받는 진정한 산지 직속 시스템.

수족관에 발 들일 시간도 없이 바로 손질해 손님상으로 직행하니,

다디단 모둠회가 이해가 갑니다.

여기에 시골장으로 만든 물회 역시 매력적입니다.

살얼음 육수를 취향껏 부어 먹는데,

싱싱한 해산물과 육수가 조화롭더군요.

동해 바다를 담은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이라면,

여름 더위도 거뜬할 겁니다

 

동해역 근처, 42년 전통의 돼지갈비

동해에서 무슨 돼지갈비냐고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동해만의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는 이 집.

양념에 재운 갈비를 얹는 건 어디서나 비슷한 방식인데,

여기에 양념이 아닌, 육수를 들입다 붓는 동해 물갈비입니다.

칼칼한 고추씨로 육수를 만들어 철판에 육수째 끓여 조리듯

구워 먹는 방식인데 이게 또 어디서도 맛보지 못할 갈비 맛이랄까요?

단맛 뒤에 은은하게 매운맛이 별미!

동해의 해산물을 맛보고 난 뒤, 동해식 물갈비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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