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하다! 영남 알프스 밀양 밥상>
태백산맥 끝자락 영남 알프스가 아름다운 곳, 밀양을 찾았습니다. 도시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보니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더군요. 청정 자연에 걸맞은 청정 식자재와 음식들이 아주 기대되는 기행이었는데요. 청정 미인 배우 윤미라 씨와 함께해 더욱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밀양의 명산 재약산에는 사자평이라는 너른 고원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산을 벗 삼아 살던 가족들이 내려와 산의 재료들로 음식을 빚어내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마당의 가마솥, 흑염소, 식당 안의 지게 등에서 옛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게 음식 또한 매우 기대가 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밀양의 봄여름 산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반찬들은 물론이고 어머님께서 산에서부터 하셨던 밀로 담근 된장으로 끓인 국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주문하자마자 껍질을 벗겨 두드린 더덕구이도 별미인데요. 밀양에 들르면 꼭 생각나는 식당이 될 듯합니다.
논밭과 산이 가득한 조용한 동네에 닭 울음소리로 아주 소란한 농장이 하나 있는데요. 주문 즉시 닭을 잡아 싱싱한 닭맛을 볼 수 있는 곳이라 더욱 기대가 됐습니다. 이 집은 닭을 40분 내내 덖어 순수하게 닭에서 나온 육수로 맛을 내더군요. 그래서인지 닭의 깊은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더욱 훌륭하게 느껴졌습니다. 경상도에서 즐겨 먹는다는 시원한 닭국도 별미니, 한 번쯤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밀양 아리라시장 초입에 있는 130년 된 고택, 알고 보니 근사한 갈빗집이더군요. 갈비도 맛있지만, 주인장이 직접 만든 화롯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한옥의 미를 살리기 위해 연기 후드도 설치하지 않은 주인장의 고민이 잘 느껴지더군요. 고기 맛을 살리기 위해 소는 간단하게, 돼지는 고추씨를 끓인 물로 양념하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더불어 화가로 활동 중이라는 주인장의 멋진 그림까지 만나볼 수 있는 운치 있는 곳이지요.
밀양 사람들의 소울푸드는 다름 아닌 돼지국밥이라지요? 부산이 원조인 줄 아는 분도 많지만, 밀양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돼지국밥을 먹기 시작했다더군요. 제가 찾은 집은 돼지 머리뼈와 사태로 국물을 내 누린내 없이 깔끔한 국물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고기도 어찌나 두툼하게 썰어주는지, 주인장 인심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한 그릇이었습니다. 밀양 사람들이 왜 돼지국밥을 좋아하는지 정실히 깨달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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