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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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회 떠나볼까? 경기도 광주 나들이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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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30관리자 조회수 2969

<떠나볼까? 경기도 광주 나들이 밥상>



서울에서 1시간이면 넉넉히 도착하는 경기도 광주는

사실 고을의 이름보다 나들이 명소가 더 유명한 곳이지요.

남한산성, 팔당호, 곤지암 등 봄이되면 상춘객으로 북적이는

아름다운 곳들을 간직한 동네가 바로 광주입니다.

바로 옆 동네인 이천에서 나고 자랐다는 배우 전수경 씨와

뮤지컬 같은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조선시대부터 한양과 지방을 넘나드는 길목이었던 곳에

말을 묶어놓고 쉬어갈 수 있는 '마방터'가 있었다는데요.

100년 전부터 이 마방터에서 영업을 시작한 식당이 있다하여

빼놓지 않고 들렀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이 빠름의 시대에도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 밥을 짓고 그 숯으로 고기를 구워내는

아주 낭만적인 곳이지요.

그 옛날 밥상을 그대로 옮긴 듯한 20여 가지의 나물 찬들 역시

하나하나 빠짐없이 입맛에 꼭 들어맞았습니다.

역시 세월이 쌓은 맛은 무시할 수가 없더군요.


요즘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답답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중국에 남편이 있는 전수경 씨도, 워낙 다니길 좋아하는 저도 그 중 하나인데요.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광주 시내에 있는 베트남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베트남 새댁이 베트남 재료를 공수하여 일일이 밥상을 차려내는데요.

베트남 여행 때도 못 먹어봤던 '분더우맘똠', 쟁반국수를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먹는 분더우맘똠은

곱창, 수육, 심장, 햄, 순대 등 각종 부속을 조리하여 면과 힘께 즐기는 것이더군요.

소 사골로 우려낸 국물을 곁들인 쌀국수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베트남이 지척으로 느껴지는 베트남 밥상을 받았습니다. 


단일 메뉴를 뚝심있게 파는 집을 참 좋아하는데요.

전수경 씨와 마지막으로 방문한 두루치기집이 꼭 그랬습니다.

들어가는 메뉴도 딱 조촐하게 김치, 양파, 돼지고기 뿐-

하지만 재료가 적다고 깔볼 게 아니더군요. 

양파에서 우러난 단맛과 감칠맛이 두루치기를 꽉 잡고 있었습니다.

두루치기와 함께 내어주는 솥밥까지 하여 한 사람에 8천 원.

요즘 같은 때에 참 찾아보기 힘든 착한 가격이지요.

저렴한데다 맛까지 뛰어난 두루치기, 고기를 즐기지 않는 저에게도

가끔 생각날 것 같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제가 중부고속도로를 탈 때면

어김없이 들렀다 가는 20년 단골집에 마지막으로 들렀습니다. 

곤지암하면 떠오르는 소머리국밥의 명성이 시작된 곳이지요.

남편의 병구완을 위해 40년 전부터 시작했던 국밥집이

지금은 전국구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잡내가 하나도 없는 소머리국밥이 이 집의 시그니처인데요.

이번에 들어보니 그 비법이 바로 인삼과 무 라고 하더군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새콤한 맛의 고기 소스 또한

버릴 것 없는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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