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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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회 물오른 봄을 낚다! 고창 제철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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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2관리자 조회수 2253

<물오른 봄을 낚다! 고창 제철 밥상>


봄기운이 완연한 4월에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벚꽃도봄 소풍도새로운 만남도 좋지만 무엇보다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제철 음식인데요.

일 년을 기다려야만 만날 수 있는 반가운 봄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배우 전노민 씨와 전북 고창으로 향했습니다.

여심을 흔드는 젠틀한 외모에 제 마음도 같이 흔들릴 뻔했습니다하하

 

갯벌이 있는 동네라면 흔히 먹는 바지락이

고창에서 가장 많이 난다고 합니다.

4월이 되면 껍데기 속 뽀얀 조갯살이 통통이 오르기 시작하는데요.

이 맛있는 고창 바지락을 알리기 위해 나선 모녀가 근사한 바지락 정식을 선보이더군요.

짭조름하게 지진 함초전에 바지락 초무침을 싸 먹는 독특한 애피타이저부터

칼칼한 바지락탕에 바지락살을 올린 바지락 밥까지-

서해안의 바다 향이 입 안 가득 퍼져

갯벌에도 봄이 왔음을 알려주었습니다.

 

미식가들이 4월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알이 가득 찬 주꾸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꾸미를 즐기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샤부샤부가 제격이지요.

다리 끝이 살짝 구부러질 정도로 데쳐 먹으면 야들야들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시장통의 식당에서는 봄에 흔하게 나는 보리새싹을 곁들임 채소로 내어주더군요.

고창 바다의 봄과 들의 봄이 만나 멋진 맛의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고창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풍천장어입니다.

나른해지는 봄에는 더없이 좋은 보양식인데요.

비장탄을 이용해 갓 손질한 생장어를 바로 구워주는 집이 있어 발걸음을 했지요.

날이 좋아 그런지고창이라 그런지사장님의 비기인지 어느 때 먹던 장어보다도 담백하게 느껴졌습니다.

입가심으로 먹은 칼국수까지 족타로 면을 뽑는 사장님의 정성에 감탄하며

전노민 씨와의 즐거운 고창 나들이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날 고창의 천년 고찰 선운사를 찾았는데요.

매일 캐온 봄나물로 상을 차려내는 집이 있다하여 참새가 방앗간 찾듯 들렸습니다.

민들레곰보배추원추리... 그야말로 산과 들을 그대로 옮겨둔 듯한 밥상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봄 그 자체.

활기 넘치는 70대 주인장의 정겨운 입담까지-

어느 때보다 푸근한 봄 밥상을 고창에서 선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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