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93회 역사와 맛이 철철 넘친다! 전북 익산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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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5관리자 조회수 2488

<역사와 맛이 철철 넘친다! 전북 익산 밥상>


풍요로운 금강 물길 한 자락을 따라가다 보면,

유구하고 위대한 백제 유산과 마주 서게 되죠. 바로 전북 익산입니다.

손맛 좋은 전라도에서도 첩첩이 쌓인 세월과

자부심 어린 맛을 느낄 수 있는 익산. 오늘은 익산의 밥상을 한번 맛보겠습니다.


익산에서도 황등석산으로 유명한 황등면.

과거엔 떠돌이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부유한 동네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질 좋은 황등석은 여전하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작은 동네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지더군요.

그런 동네에서 황등석만큼이나 소중한 유물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익산 황등 비빔밥'입니다.

전국구로 수많은 비빔밥이 있지만, 황등의 비빔밥이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토렴'

밥 알갱이를 토렴해서 양념장에 비벼 내는데,

여기에 양념한 육회를 잔뜩 올려내는 것이 그 특징이랍니다.

처음에는 너무 질척하진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식감이 좋습니다.

심지어 국물을 머금은 밥 알갱이가 고소하더군요.

여기에 고춧가구로 양념한 육회를 비벼 먹으니 칼칼한 매운맛이 자꾸자꾸 당기는 맛이더군요.

전국에서도 단 한 군데- 익산에서밖에 맛볼 수 없는 맛.

믹산에 온다면 한 번쯤은 드셔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동네이고, 사람들을 위로하는 추억의 맛이 있죠.

익산에서는 바로 '만두와 찐빵'입니다.

익산역의 옛 이름 '이리역' 때부터 역전 근처에서 유명했다는 만두인데,

오며 가며 가볍게 들기에 이 만두와 찐빵만큼 좋은 게 없었지요.

추억을 소환하는 옛 맛은 기본-

거기에 요즘 사람들 입맛에도 딱 맞는 쫄깃한 만두피와 독특한 식감의 만두소까지,

함께 간 조미령 씨는, 요즘 맛보지 못할 만두라며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86세 주인장이, 이 맛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도 매일 주문 즉시 만두를 빚는다는데...

이 맛이 100년을 이어지길 바랍니다.



작은 마을에 '손맛'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해서 들린 백반집.

장사 25년 만에 익산을 평정했다는 어머니 손맛 백반이라는데...

그 어떤 한 방이 있을지 기대가 큽니다.

6천 원에 나오는 백반 한 상. 슬쩍 봐도 그저 그런 반찬들로 가짓수만 채운 상이 아니더군요.

18가지의 찬에 이어, 한 상의 주인공 묵은지 조림과 도다리탕까지!

총 20찬의 떡 벌어지는 한 상이 차려집니다.

이 한 상이 모두 6천 원이라니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게다가 맛은 또 얼마나 훌륭한지요. 조미령 씨와 연신 극찬을 했다지요.

특히 반찬 중에 직접 쌀겨로 숙성시킨 '다쿠앙'은

이것 때문에 익산을 다시 찾고 싶은 맛이랄까요.

정말 눈이 떨어지지 않는 한 상이었습니다.



역시 마지막엔 구잇집이 딱이지요.

도축장 근처에 연탄불에 갈매기살을 구워 먹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았는데,

옛 정취 가득한 식당 분위기에 입장부터 기대감 상승.

이틀 내에 도축한 신선한 갈매기살만 고집한다는데,

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슴슴하게 양념을 해

고기 그 자체의 맛은 물론 감칠맛까지 느껴집니다.

여기에 갈매기살을 가득 넣은 김치찌개를 후발주자로 시켰는데 어찌나 궁합니 좋던지.

구이에 김치찌개까지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를 했습니다.

역시 40여 년을 지켜온 노포에는 이유가 있더군요.

신선한 갈매기살을 맛보고 싶다면 익산의 갈매기살 집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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