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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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회 위풍당당! 서울 인왕산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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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관리자 조회수 3018

 89회 위풍당당! 서울 인왕산 밥상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마포도 강남도 아닌 '인왕산'이라고 합니다.

짧게는 30분 만에도 정상에 다다를 수 있는

완만하고 너른 길이 인기 비결이라고 하는데요.

사람 모이는 곳에 맛집이 모이기 마련이지요.

일일드라마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강세정 씨와 서울의 오른팔,

인왕산의 숨은 맛을 찾으러 떠나보았습니다.


인왕산 아랫자락의 조용하고 따뜻한 동네 부암동에는

입소문이 자자한 초밥집이 있습니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쉴새 없이 생선을 다듬고 밥을 짓고 무를 조려내는

주인장의 정성이 그대로 담긴 초밥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약불에 오랫동안 은근히 조려 가시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바닷장어 초밥이 일품이더군요.

서울 시내에 내로라하는 초밥집들이 꽤 많은데,

부러 부암동을 찾아오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자주 가는 백반집이 있다 하여 찾았습니다.

메뉴도 없이 주인장이 마음대로 차려놓는 백반이 단돈 8천 원.

매일 어떤 반찬과 국을 내놓을지 잠 못 이루며

고민한다는 주인장의 음식에 대한 애정이 한 상에 잘 차려져 있더군요.

구기동에 이사 오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세월이라는데

무려 9번이나 강산이 변하도록 서울 자락을 지키고 있는 집이 있어 찾아갔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서울식 '추탕'

과연 남도식과 얼마나 다를까 싶었는데,

발간 국물에 유부, 곱창, 버섯 등의 건더기가 든 것이

제가 생각한 것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89년 개업 당시 서울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넣어 끓였다는

서울의 보양식이더군요.

과연 그 역사가 절로 납득이 되는 맛이었습니다.



93년에 인왕산이 개방하여 함께 문을 열었다는

서울의 만둣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3층 주택을 개조한 식당에서는 인왕산의 절경이 한 품에 안겨

더욱 맛이 좋게 느껴질 수밖에 없더군요.

제 입에는 조금 슴슴한 맛이었지만, 이것이 서울의 맛이라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넘지 않는 간, 변치 않는 이 사장님의 신념이야말로

최고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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