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가을 맛 진상이요~ 이천 자연 밥상>

품격있는 맛과 멋, 도자기의 고장! 서울 근교 나들이 1번지인 경기도 이천으로 떠났습니다.

이천의 풍성한 가을 밥상을 받으러 떠난 곳은 이천 종합터미널 근처였는데요.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주변에 있는 골목을 찾다 보면, 숨겨진 맛집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골목을 걷다 만난 강렬한 포스의 간판! 그 카리스마에 매료되어 방문한 곳은

저명한 호텔에서도 일했던 안사장이 30년째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곳으로

이천의 묵은지 고수가 만드는 ‘묵은지 사태 전골’을 맛봤습니다.

저온 숙성고에서 500일을 지낸 곰삭은 묵은지만이 전골로 탄생할 수 있다는 주인장의 철학과

그동안 묵은지 전골에서 볼 수 없었던 파김치와 총각김치까지 합세해 특별한 전골 맛의 세계를 열어주더군요. 

그중에서도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돼지 미사태였는데요.

매일 껍질을 벗기지 않은 돼지 미사태를 제모와 발골, 손질까지 직접 하더군요.

돼지 앞다리 미사태를 3,000번의 칼질 때문인지, 고기가 아주 꼬들꼬들해 먹는 재미까지 있어 

앞으로 앞다리 돼지고기만 먹겠다고 섣부른 약속까지 하고 말았지 뭡니까.ㅎㅎㅎ

이천에서 새로운 메뉴를 찾고 있는 분들에겐

주인장의 장인정신으로 탄생한 ‘묵은지 사태 전골’ 강추합니다!

다음은 옛날 임금님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천 가을 밥상을 함께 할 식객을 모시고 떠나봤는데요. 

70년대 제 마음까지 설레게 했던, 원조 꽃미녀 배우 김창숙 씨와 동행했습니다.

이천은 황금 들녘이 자랑인 만큼, 들판의 맛을 보러 방문한 곳은 21년 동안 단일 메뉴를 고수해온 한정식집인데요. 

총 14가지 반찬이 나오는 이천 돌솥 밥 한정식이 1인 만원!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건강식 반찬들을 듬뿍 담아주다 못해 리필까지 해먹을 수 있게 준비해둔 주인장의 인심에 감동한 밥상이었습니다. 

괜히 수라상으로 명성이 자자한 고장이 아니더군요. 

거기에 밥도둑 양대 산맥 보리굴비와 간장게장까지 곁들이면, 정말 나라님 부럽지 않더군요.

이번에는 이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입니다. 이천의 특산물인 ‘게걸무’를 아십니까?

강화의 순무처럼 단단하고 쓴 ‘게걸무’와 이천의 향토음식 ‘볏섬만두’의 합작품!

자연에서 나는 천연먹거리로 오방색을 표현한 만두피와 만두 속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게걸무 시래기는 특유의 ‘씹는 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거기에 ‘80년 된 씨간장’이 전골 육수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줘 보기만 해도 맛깔스럽고 건강한 자연 밥상이 잊히지 않더군요.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도심 한복판에서 만난 포스 넘치는 초가집을 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25년째 장사를 하는 주인장의 야심작! 건강만점 한방 닭 누룽지 백숙이었습니다. 

닭백숙을 보니 김창숙 씨는 유년시절 아버지께서 한옥 댓돌 마루 밑에서 해주던 닭죽의 추억이 떠오른다며 행복해하는 그녀 앞에서... 

숨겨둔 제 가족사를 처음으로 꺼내 보았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닭백숙을 먹던 날 조용히 어머니께 불려가 아버지께 들은 짧고 굵은 한마디 “돈 가지고 와!” 

어떻게 아셨는지 제가 슬쩍한 5천원을 알고 계시더군요. 

그런데 아버지는 오히려 “너도 뭔가 필요했겠지” 하면서 5천환을 다시 주시는 게 아닙니까. 어찌나 고맙고 시시하던지... 

닭백숙만 보면 그날의 추억이 생생히 떠올라 부끄럽더군요. 

이렇게 추억의 맛을 느끼게 해준 한방 닭 누룽지 백숙은 

각종 한약재와 같이 넣는 이 집만의 비법인 밀리타리스 동충하초를 40시간 끓인 약재 물에 찹쌀과 토종닭을 푹 고아 내는 게 특징인데요. 

그중에서 제 입맛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누룽지!! 구수하고 진한 누룽지 한 그릇까지 다 비워내니 건강관리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든든합니다.

풍요로운 가을의 맛을 보고 온 이천!

가을 자연 밥상을 진상 받으러 이천 근교 나들이 여행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