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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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회 가을 서해를 품은 맛! 보령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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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관리자 조회수 2510

<가을 서해를 품은 맛! 보령 밥상>


가을은 어디든지 떠나기 좋은 계절이지만,
먹음직스러운 제철 해산물이 가득한 서해안에 들리기엔 더 좋은 계절입니다.
찬 바람 불기 시작하는 때를 맞아, 서해안의 중심인 보령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가을 나들이는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미모가 그대로인 서정희 씨와 동행했는데요.
제대로 된 서해의 가을 참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서가 지나면 가을을 낚으러 온 낚시꾼들로 붐비는 보령의 오천항에는
제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식당이 골목에 숨어있더군요.
여든여덟의 사장님이 뚝딱뚝딱 만들어주신 냉면은 굉장히 낯선 맛이었습니다.
여쭈어보았더니, 소머리를 삶아 낸 육수로 말아낸 냉면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익혀낸 소머리고기는 수육으로도 즐겼는데요.
3월 오천항에서 잡은 새우로 직접 만들었다는 새우젓을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게 하나 없는 맛이었습니다.


제가 기행을 나서면 꼭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시장인데요.
보령 동부시장 안에 37년 째 변함없이 운영 중이라는 백반집을 찾았습니다.
시장을 찾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3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내어주신다는 백반을
저와 서정희 씨가 운 좋게 한 상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야말로 ‘엄마의 밥상’이더군요.
우리 모두를 키워낸 부지런함과 사랑이 담겨 있는 소박한 밥상 앞에서
백반기행의 참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만화 식객을 그릴 당시, 키조개를 위해 장흥에 취재를 갔었습니다.
헌데 알고 보니 우리나라 키조개 생산량의 84%가 보령에서 나온다고 하더군요.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키조개지만, 살짝 구워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기에
삼겹살과 함께 구운 키조개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헌데 상상치도 못한 다양한 키조개 반찬들을 준비해주시더군요.
키조개삼합, 키조개 관자전, 키조개장조림, 키조개 된장찌개...
보령에서 제대로 된 키조개의 맛을 느껴본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장어를 즐겨 먹는데요.
장어에 ‘파김치’를 넣어 끓인 장어파김치전골은 굉장히 생소한 메뉴였습니다.
사실 시큼한 파김치와 장어의 만남이 크게 기대되지는 않았었는데요.
막상 맛보니 굉장히 매력적인 조합이더군요.
장어하면 보통 장어구이만 즐겨 먹었었는데,
종종 생각나서 찾게 될 메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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