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30회 노포 천하! 을지로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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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0관리자 조회수 4171

<노포 천하! 을지로의 맛>


대세 중에 대세라는 서울 을지로!

미로 같은 골목 안노포 천하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리운 풍경이 살아있는 을지로의 한 골목.

철공소 골목을 지나가는데골목 사람들 모두 한 목소리로

추천하는 집이 있더군요.

특히 매운맛이 중독성있는 백반집이라는데-

메뉴는 바로 <낙지볶음 백반>

맵칼한 낙지볶음을 뜨끈한 흰 쌀밥을 얹어 쓱쓱비벼 먹는게 이 집 방식.

얼마나 매울까 걱정하며 한 입 했는데곧바로 두 손 들었지 뭡니까.

하지만 먹다 보니 또 입에서 은근한 단맛이 나더군요.

알고 보니설탕을 넣지 않고 양배추로만 단맛을 냈다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중독성 있는 맛입니다.

이 매운맛에 온갖 스트레스마저 훅날아갔으면 좋겠네요.


을지로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감자탕 집

추운 겨울에도 만원사례더군요.

2층 자리도 금세 동이 나고계단 오르내리는 직원들 품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손님의 8할은 젊은 세대밥 먹기 편한 공간도 아니건만-

이렇게 찾아온다는 건그만큼 맛이 확실하다는 뜻일 테지요.

기대감을 갖고 감자국이란 메뉴를 시켰는데-

이게 웬걸비주얼은 감자탕인데 우거지가 없는 감자탕이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감자와 고기로만 맛을 낸 감자국이 이 집의 대표 메뉴!

진한 고깃국 맛을 위해 세 번이나 삶아낸다는데-

끓으면 끓을수록 진해지는 감칠맛까지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딱 젊은 입맛이랄까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전설로 꼽히는 노포.

제작진이 섭외하는데 고생 좀 한 식당이라는데-

아니나 다를까들어서자마자 주인장이 가게의 을 읊어댑니다.

안주 하나당 술 두병혼술은 불가성인 남자 두 명이 와서는

안주 두 개를 시키지도 못하게 한다던데-

이 집 단골들은 주인장 말이라면 소리도 못하고 먹는다니-

그 맛이 궁금해지더군요.

술 네 병과 함께 받아든 안주 소고기전과 코다리찜

소고기전은 두툼한 동그랑땡의 비주얼인데-  소고기를 갈아 넣고

갖은 채소와 계란을 써서 부쳤는데 아주 부드러운 맛입니다.

본 메뉴로 등장한 코다리찜

매운 기운을 잔뜩 뿜어내는데제 입맛엔 약간 달고 맵습니다.

코다리는 식감을 위해 매주새벽 네 시에 일어나-

80 여마리의 코다리를 직접 손질해 말린다는데요.

꾸덕꾸덕 쫄깃한 코다리 식감에 매콤달달한 양념과 함께하니-

요즘 젊은이들은 참 좋아하겠다 싶습니다.

아니다 다를까요즘 젊은이들은 이 맛과 분위기를 좋아해

자주 찾는다는데... 어찌나 고맙고 예쁘던지요.

세대를 아우르는 노포의 맛은 왠지 훈훈했습니다.


이른바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숨어있는 또 다른 골목.

식당이라곤 없을 것 같은 길목에 노포가 하나 있는데-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더군요.

보쌈과 청국장이 메인 메뉴라서 시켰더니-

주인장이 갓 삶아낸 보쌈고기를 통으로 들어

툭툭 썰어냅니다어떻게 보면 참 모냥 빠지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맛을 보니비계와 살코기를 황금비율로 섞어 잘랐더군요.

어찌나 맛이 있던지...

여기에 보쌈 맛을 돋우는 새우젓의 풍미가 일품인데

알고보니 주인장이 직접 담가 만들었다더군요.

새우젓 뿐만이 아닙니다황석어젓전어젓갈치젓-

된장고추장청국장까지모두 제 손으로 직접 담아낸다는 주인장.

청국장의 맛은 당연히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보기만 해도 진한 맛이 그려지는 옛날식 청국장.

보쌈 맛은 탱글탱글직접 띄운 청국장은 구수함 그 자체.

더 이상 바랄게 없더군요.



을지로에서도 요즘 가장 핫하다는 이 곳-

부담 없이간단한 안주에 목을 축일 수 있는 게 매력인 가맥집.

그런데 이집은 내주는 음식부터 뭔가 클라스가 다릅니다.

음식을 주문했더니파는 음식보다 서비스부터 챙기느라 바쁜데

서비스 퀄리티가 예사 가맥집에서 내어줄 음식이 아니랄까요?

1차로 굴, 2차로 꼬막, 3차로 보쌈김치가 나왔는데-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던지요알고보니 김치도 다 직접 담가 준비한다는데

직접 담근 김치가 얼마나 많던지음료 냉장고 한 칸이 전부 김치만 잔뜩!

입안 가득 행복해집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온 매운 갈비찜은 걸쭉하지 않고 낙낙한 국물에

살점은 야들야들갈빗대가 쏙쏙 발리더군요.

게다가 제 입맛에 달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딱!

화룡점정은 주인장이 자신있게 내놓은 스지탕!

번거로운 스지 손질은 물론끓여낸 뒤 기름까지 걷어내야 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가맥집에서 만날 줄이야 생각도 못했죠.

하나부터 열까지 술맛나던 을지로의 가맥집.

노포천하 을지로에는 수많은 고수들이 은둔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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