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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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회 맛의 블루오션! 울진 청정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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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6관리자 조회수 919

<183회 맛의 블루오션! 울진 청정 밥상>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럴 땐 바다를 찾아야 뭔가 새로운 시작이 다가왔음이 실감 나는 법이지요

그래서 오늘 동해, 그중에도 청정한 황금 어장을 가진 곳 울진을 배우 문희경 씨와 함께 찾았습니다

울진은 백반기행에서 처음 떠난 곳인데 푸른 바다가 장관이더군요

사실 이맘때면 이곳에서 꼭 먹어야 할 대게가 더 눈에 아른거리긴 했지만요

혹독한 겨울에 찾아오면 죽변항 부근 수산물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띱니다

갖가지 제철 생선부터 대게까지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항구가 지척인지라 대게 값이 꽤 착합니다

대게 마니아라는 문희경 씨와 함께 맛을 봤는데 어찌나 달큼하던지 아주 무한정으로 들어가겠더군요


그런데 사실 이 지역에선 대게를 옛날부터 다른 방식으로 먹어왔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다리 부러진 대게들을 보관할 방법이 없어서

고추장, 된장에 박아서 먹었다는데 이런 향토 음식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한 대게 짜박이 집이 있더군요

짜글이의 방언이라는데 게딱지 내장을 갈아 육수로 낸 뒤 대게 살을 일일이 발라내 되직하게 끓여낸 음식입니다

색깔은 굉장히 진한 고추장찌개 같지만, 맛은 정반대입니다

함께 나오는 솥밥에 비벼 먹어도 물리지 않고 대게의 달큰함이 국물 전체에 배어있어 참 좋더군요

울진을 찾는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음식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동해에서 꼭 먹어야 하는 별미가 있지요 곰치국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물곰과 곰치는 사실 다른 생선입니다

물곰의 본 명칭은 미거지, 곰치는 꼼치인데

생김새가 워낙 비슷해 이곳에서는 혼용해 부른다고 하더군요

울진에서 60년간 대를 이어 운영해왔다는 곰치국을 찾았는데

문희경 씨는 오늘 인생 처음 먹는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흐물거리는 곰치의 식감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김치와 함께 시원한 맛에 호로록 들이키면 이 맛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특히나 이 집은 반찬이나 김치에는 울진에서 많이 쓰는 꽁치젓갈을 넣어서 젓갈 향이 강한 편인데

곰치국 김치는 최소한의 양념과 새우젓, 액젓만 넣어 맛이 굉장히 깔끔하더군요

옛날엔 잡은 곰치를 바다에 버릴 정도로 흔한 생선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진객이 된 별미이니 이 겨울 가기 전에 꼭 한 번 드셔보시지요


맛집을 찾아갈 땐 노포를 찾아가면 반절의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지요

울진에서도 50년의 역사를 지켜왔다는 중국집을 찾았는데 이 집 참 신기하더군요

주문부터 카드 결제, 뒷정리까지 모든 것이 셀프입니다

입소문이 난 뒤로 사람이 몰려 고안한 주인장 부부의 룰이랍니다

대신 이 가게는 양을 꽤나 많이 주는데 문전성시 이루게 만든 메뉴는 바로 비빔짬뽕면과 탕수육입니다

마치 볶음 우동과 비슷한 모양새인데

매일 직접 만든다는 고추기름장이 매콤하니 은은한 양파의 풍미가 면을 감싸니 젓가락이 쉴 새가 없더군요

그리고 직접 면을 뽑으시는데 양념이 잘 배고 탱탱한 얇은 면을 고집해 식감까지 즐기기에 좋은 새로운 중식의 세계를 만났습니다

탕수육은 흔히 맛보던 겉바속촉이 아닌 부드럽게 촉촉한 스타일로 비빔짬뽕면과 궁합이 좋더군요

! 이 집은 젊은이들이 흔히 말하는 부먹, 찍먹의 선택 여지가 없습니다

50년 외길을 걸어온 주인장의 탕수육을 가장 맛있게 먹는 법,

소스를 부어 끝까지 식지 않게 포근한 맛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울진의 아름다운 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바다뷰를 즐길 수 있는 생선찜 전문집입니다

이 집은 흔한 생선집들과 달리 5종의 생선을 함께 내어주는데 제철인 가자미와 가오리, 식감 좋은 불볼락, 대구볼살, 동태까지!

종류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더군요

메인과 함께 바다 내음을 가득 채운

멸치식해와 가자미식해를 포함한 12가지의 찬도 훌륭하니 꼭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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