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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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회 맛의 드라이브~ 7번 국도 속초&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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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8관리자 조회수 1462

<159회 맛의 드라이브~ 7번 국도 속초&양양>


그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지금-

보기만 해도 시원한 동해 7번 국도의 맛을 모았습니다!

영원한 청춘스타, 배우 류시원과 함께하는 바다 한 상-

강원도 속초&양양으로 떠나봅니다.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생선이 있죠. 바로 동해안의 명물! ‘물곰입니다.

이 물곰으로 한 상 푸짐하게 차려낸다는 집이 있어서 찾았습니다.

메뉴는 물곰탕! 그런데, 주문과 동시에 동해안의 명물 홍게가 먼저 등장하더군요.

흡사 동해를 고스란히 옮긴 것 같은 반찬들.

홍게무침, 홍게전, 진동아리무침, 말린대구볶음까지!

그냥 흔한 갯것이 아니라, ‘만 모은 바다랄까요?

알고 보니, 이 집 부친께서 강원도 어부 출신으로 직접 잡은 잡어와 물곰을 대주고 있더군요.

음식의 맛은 재료가 다 한다는데, 뭐든 싱싱한 바다생물로 뚝딱 차려내니,

이 집 음식은 도저히 맛이 없을 수가 없죠.

매일 아침 잡아 올린 물곰은, 김치 넣고 끓인 강원도 식이 아니라

희멀겋게 끓인 맑은 물곰탕으로 등장!

전라도 출신 어머니에게 전수하여, 전라도식으로 맑게 끓여낸다더군요.

물곰이 워낙 싱싱해서, 이렇게 맑게만 끓여도 맛있다나요?

주인장의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맛을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애주가라면 술 한잔이 떠오를 맑은 물곰탕! 강원도 바다가 느껴지는 맛입니다.

 


설악산 자락, 한옥마을.

주말이면 전국 팔도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문전성시라는 노포!

용대리 산세와 속초 바다가 만든, 완벽한 콜라보! 황태요리로 사랑받는 식당이라는데요.

속초 토박이 주인장이 정성껏 차려내는 정식이 특히 인기라네요.

처음 나온 기본 찬들은 산자락이라고, 푸릇푸릇한 기운이 느껴지는데요.

이것저것 손이 가는 찬이 무려 열다섯 가지.

여기에 주인공 황탯국이 등장했는데, 칠십 평생 이렇게 새뽀얀 황탯국은 처음입니다.

아마, 뜨거운 김만 폴폴 안 났으면 우유에 시리얼 만 모양새 같을 겁니다.

이런 걸 가리켜 진국이라고 하겠죠?

황태와 들기름, 그리고 맹물!

단 세 가지만 넣고 일곱 시간을 푹 끓여서 사골국처럼 뽀얀 황탯국을 만든다는데요.

황태 살점들이 절로 다 풀어져 푸루룩 들이키기도 쉽습니다.

그야말로 맛과 영양으로 꽉 찬 한술.

여기에 새빨간 양념장을 입은 포슬포슬한 황태구이까지.

보고만 있어도 군침이 도는 황태구이는,

들기름으로 구워 수제 양념장을 발라 2번 굽는 게 비법이라더군요

맵지도 달지도 짜지도 않은 - 맛있는 한 수! 역시 강원도 하면 황태지요!



7번 국도 타고, 속초에서 양양으로 이동했지요.

도착한 곳은 한창 뜨는 동네 남애항.

이 작은 동네에, 기업 회장이며 전국 미식가들이 찾는 전설의 횟집이 있다는데요

메뉴는 오로지 참가자미한 종류!

과연 어떤 맛을 품고 있기에 미식가들이 양양까지 찾는 걸까요?

참가자미 맛보기 전에, 곁들이 안주부터 준비하는데요.

머구리가 잡은 자연산 멍게와 해삼을 필두로 가자미구이가 기본이라더군요.

일반적인 횟집에 비해 가짓수는 적지만, 찬 하나하나가 일품요리 같습니다.

살아있는 참가자미로만 회를 뜨기 때문에, 성질 급해 죽은 가자미들은 이리 굽는데,

거참... 작아도 맛이 제법 옹골차더군요.

양양 바다에서 오로지 낚시, 주낙으로 잡은 참가자미만 취급한다는 주인장.

낚시 가자미가 잡히지 않을 땐 아예 문을 닫고 영업하지 않는답니다.

그물로 잡는 것과 낚시로 잡은 가자미의 맛은 천양지차~!

몸집도 작은 게 손질은 더 까다롭습니다.

중짜 기준으로 참가자미 서른 마리를 뼈째 썰어야 겨우 한 접시가 나온다니,

왜 예약 손님만 받는지 알겠더군요.

옥돌이나 무채, 천사채 없이 참가자미 서른 마리가 접시에 앉았습니다.

뼈째 먹는 회는 구수한 된장이 어울리는 법.

직접 담가 3년 묵힌 된장이, 뼈째회의 맛을 배가시키는 비밀병기랍니다.

된장과 참가자미 뼈째회의 궁합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네요.

한 그릇 쓱싹 하고 보니, 슬슬 매운탕이 생각나던 때!

근데 뼈째회를 내다보니 남은 뼈도 없어서 싱싱한 잡어로 만든 어죽을 낸답니다.

어죽 생선도 일일이 회를 떠서 뼈는 뼈대로 육수를 내고 살점은 모두 손질해 올린다는군요.

참으로 정성 가득한 어죽입니다.

마지막까지 정갈하고 기품있는 게 코스요리의 정점이랄까요?

왜 기업체 회장님들이 찾는 은둔 맛집인지 알겠더군요.

고소하고 담백한 어죽에 강원도식 김장김치 한 점. 다들 상상하는 그 맛, 그대롭니다.

왜 남애항의 전설이 되었는지, 누구나 이 맛을 보면 다 알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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