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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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회 니가 참 좋아~ 맛깔난 횡성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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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관리자 조회수 1985

<125회 니가 참 좋아~ 맛깔난 횡성 밥상>


산에 오르기 참 좋은 계절이 당도했습니다.
가을을 맞아 강원도의 명산 치악산 자락에 있는 청정 도시 횡성을 찾았습니다.
육아를 위해 브라운관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가수 쥬얼리 출신의 배우 박정아 씨와 동행했는데요.
박정아 씨의 순수한 매력에 아주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석화2리라는 작은 동네에 전통을 고집하는 두부 집이 있다 하여 들렀습니다.
주인장 내외가 여전히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 두부를 만드는 집인데요.
어릴 적 먹던 순수한 두부의 맛을 횡성에서 찾을 줄이야!
들기름을 듬뿍 부어 고소한 맛이 일품인 두부찜을 만들기 위해 들깨 농사를 4500평이나 짓는다니 놀랠 노자입니다.
손님이 오면 그때그때 바로 짓는다는 솥 밥까지 두 부부의 고집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런 고집 덕분에 변치 않는 옛 맛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고속도로가 없던 시절, 강릉에서 서울로 갈 때면 꼭 들렀던 곳이 안흥인데요.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친다고- 안흥 찐빵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원조집을 찾았습니다.
어쩜 그 옛날 그 맛 그대로인지-
어릴 적 향수가 고스란히 재현되는 동심의 맛을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마음이 넉넉해지는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 걷다 그 끝에 자리한 작은 밥집을 만났습니다.
작디작은 밥상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식당인데,
주인장이 차려내는 음식들은 결코 작지 않더군요.
횡성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에 엄마의 손맛과 정성까지 더한 ‘송아지갈비정식’-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정성이 보통이 아니더군요.
기본 찬으로 내는 배추전 반죽마저 쫀득하게 하기 위해 하루를 두었다 낸다니, 손님에게 차려낼 음식에 대한 주인장의 신념이 아주 대단합니다.
맛이야 말할 것도 없지요.


횡성 하면 한우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횡성은 순대가 유명한 동네이기도 한데요.
흔한 순대를 강원도식으로 풀어낸 오래된 식당이 있어 발걸음을 했습니다.
매년 봄 주인장이 담근다는 막장을 7년 간 숙성해 순댓국에 풀어낸 장순댓국이 일품이더군요.
순대 역시 직접 키운 취나물을 듬뿍 넣어 잡내도 잡고 씹는 맛을 살렸는데,
척박한 강원도 땅의 지혜에 아주 감탄을 하고 말았습니다.
평범한 순댓국을 마주하다 보면 자주 생각날 듯한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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