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견
시사토크 "판" 진행자 품위를 갖춰주길..
위 프로그램 자주 봅니다. 사회원로 등이 나오셔서 지혜로운 말씀 해 주시는 것이 좋아서죠.
한가지 볼성 사나운 것은, 남녀 진행자가 너무 품위가 없다는 것입니다.
남자 진행자는 과거 SBS 뉴욕에서 근무했던 걸로 알고, 여자 진행자는 조선일보에 논설을 가끔 쓰더군요.
젊은 사람들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사항을 출연자 눈치 보지 않고 거침없이 질문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질문 내용에 거침이 없더라도(개인의 인격을 모욕하는 질문이 아닌 한) 질문하는 태도는 좀
가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친한 친구끼리 술자리에서 함직한 태도로 고매한 인격을 갖춘 출연자에
버릇없이 대들듯이 질문하는 태도엔 눈살이 찌푸려 집니다. 그렇게 하면 마치 자신이 남달리 진취적으로 보이고,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걸로 보인다고 생각하는 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예의 없는 천박함이
더 눈에 띕니다. 출연자에게 질문을 했으면 그 대답을 경청해야 할텐데,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경우 답변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진행자의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남자 진행자가 끝날 때 거수경례 하던데, 하다못해 연예 프로그램
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성격에도 전혀 맞지 않고요.
또 하나, 진행자의 가치관이 조선일보의 가치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촌철살인의 기자가 문제의식을 갖고 사회
현상을 들여다 보고 질문하는 것은 좋지만, 조선일보가 추구해 오고 독자가 공감하는 가치와는 동 떨어진 사람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꼭 누구에게 유리한 입장에 서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일보와 그 독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관, 국가관 같은 것은 공유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제 김동길 교수님께 자유와 평등에 관해 질문하면서, 남자
진행자가 "다 같이 못사는 북한처럼 돼도 괜찮지 않냐?" 는 식의 질문을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사회
일부에 엄연히 존해하는 철없는 주장을 소개하는, 그래서 약간의 농담 조의 질문으로 이해하고 보긴 했습니다만,
김동길 교수님의 설명에 다시 한 번 남자 진행자가 "그게 뭐 어떠냐?"는 식으로 반문하는 것을 보고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요즘 세상이 버릇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하더라도, 인생 살 만큼 살고, 배울만큰 배운 사람들이 그렇게
가볍게 행동해서야 더 어린 사람들이 뭘 보고 배울지 걱정이 됩니다. 과거 봉두완 선생이 갑자기 떠오르더군요.
그 분도 당대에는 꽤 튀는 분이었지만, "판"의 진행자와는 분명 다른 예의와 태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말 하면 수구꼴통이 떠든다고 할 지 모르지만, 수구든 진보든 우리 사회가 공통으로 지켜야 할 가치는 함께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하겠기에 몇 자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