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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8안진환 조회수 1204

라이벌-차중락과 배호



 라이벌(rival)은 라틴어 '리발리스'(rivalis)에서 유래했다. 라틴어로 강(江)은 ‘리부스(rivus)’라고 한다. '강'을 뜻하는 영어의 river와 같은 어원에서 생긴 말로 막상막하의 경쟁상대 또는 적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같은 강물을 퍼 올리는 사람’'이다. 강물이 풍족하면 너나 없는 이웃이자 친구이지만 물이 부족하면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이 된다. 라이벌은 대립 갈등하면서 공존 공생하는 대상이다. 라이벌은 불편한 존재일수도 있지만 자기발전의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27세에 차중락(1942-1968: 11.10)은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그의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로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부르고 그도 낙엽 따라 가버렸다고 했다.

29세에 요절한 배호(1942-1971: 11.7)는 불멸의 히트곡 <돌아가는 삼각지>를 거쳐 <안개 낀 장충단공원>을 지나 〈마지막 잎새〉를 부르고 자신의 노래 따라 <안개속으로 떠나간 사람〉이었다.


차중락과 배호는 1960년대 가요 무대를 ‘팝과 트로트’로 양분한 전설의 가수들이다. 이 둘은 1942년생 동갑내기로 편이 갈라진 팬들은 폭발적 반응을 하면서 양쪽으로 갈렸지만 이 라이벌 시너지는 이 두 사람을 당장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도회적인 섬세한 감성으로 심금을 뒤흔드는 차중락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면 약간 가오다시(?)를 잡은 저음의 목소리로 파고들며 호소하는 배호는 남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사실 조용필 이전에 이들이 ‘오빠부대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화적 현상은 나중에 ‘남진과 나훈아’가 신랄한 라이벌로 치열한 인기다툼을 할 토대가 되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남진과 나훈아의 ‘가볍고 끈적거림’보다 차중락과 배호가 훨씬 더 고급스럽고 호소력이 있게 느껴진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그들의 목소리는 전후 폐허가 된 60년대에 고달프고 각박한 삶을 살던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이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차중락은 27살에 뇌막염으로, 배호는 29살에 신장염으로 요절했다. 음향 녹음기술이 발달해서 그들은 아득하고 먼 희미한 전설이 되지 않고 지금도 우리 가슴 속에 27살과 29세의 젊은이로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활동하던 60년대를 넘어 6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린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그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 요절의 메카니즘일까?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기술)은 길다’란 삶의 말을 남겼다. 그래서 그들의 인생은 짧았지만 노래는 아직도 시공을 초월하여 불러지고 있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묘하게 11월에 떠난 가수들이 많다. <이름 모를 소녀〉를 그리워하다가 이승을 떠나 〈하얀 나비〉가 되어 날아가 버린 김정호(1952-1985: 11.29)도 33년의 짧은 인생이었다. 유재하(1962-1987: 11.1)는 너무 젊은 25세에 〈사랑하기 때문에〉란 노래만 남기고 떠났다. <비처럼 음악처럼> 술과 음악에 젖어서 〈내 사랑 내 곁에〉서 떠난 김현식 (1958-1990: 11.1)은 〈추억 만들기〉를 우리의 숙제로 남기고 떠났다. 어쩌란 말인가? 100세 시대를 노래 하는데 김정호(33) 유재하(25) 김현식(32) 등은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다.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진 청춘만큼 슬퍼 보이는 것도 없다. 2014년 4월 16일 일시에 떠난 뽀송뽀송한 장미꽃들 이야기는 너무 아파서 여기에 소개하지 않으련다. 이런 슬픔과 오열(嗚咽), 아쉬움과 측은지심이 우리의 때 묻고 야비하고 오염되고 삿댄 마음을 씻어주고 정화시켜 준다.


슬픔을 경험하고 봄으로써 마음에 쌓여 있던 우울함, 불안감, 긴장감 따위가 해소되고 마음이 정화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도 그의 <시학(詩學)>에서 카타르시스(catharsis)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살면서 만난 슬픔과 아쉬움 비극이 하는 사회적 역할이라 믿는다. 지금 이 가을은 금이고 폐이며 감성은 우수와 비애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을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태하고 안일할 때 가끔 슬픈 음악이나 영화를 듣고 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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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CHOSUN 안진환 2015.10.09 14:35

    차중락 히트곡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철없는 아내""사랑의 종말" 그룹싸운드 힛트곡 "정든배""해변으로 가요"-키보이스- 5인조 리드보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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