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난 대선 공약 1.얼라 김정은을 제압한다 전술핵도 배치하도록 하겠다 2.저출산을 막기 위해 1명 자녀 가구에 1천만원을 지급하고, 2명 가구에는 학자금을 지원하겠다! 3.시급 1만원을 실현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하여
헌재판결은 문제가 있었으며,
재판을 하면 무죄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동방의인이 대통령후보로 점지한 정치를 아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보도자료]홍준표 대표가 막상 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확연히 달라진 태도로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조는 있었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풍경부터 대단히 이채로웠다. 3일 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린 국회 헌정기념관에는 당 대표에 경선에 나섰던 홍준표·원유철·신상진 후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시각 후보들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에서 감자를 캐느라 진땀 깨나 흘리고 있었다.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한 고심의 흔적이 담긴 이날의 퍼포먼스는 나름 신선하고 참신했다.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가진 수락연설도 주목할 만 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위기에 빠진 당과 보수진영의 재건을 위해 조직·정책·인적 혁신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육참골단의 각오로 과감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는 당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로 구성된 혁신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고강도의 개혁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홍준표 대표가 이날 연설의 포커스를 철저히 당 내부의 문제에 맞췄다는 사실이다. 정부여당에 공세를 취하며 전의와 결의를 다지는 장면은 야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홍준표 대표는 바깥이 아닌 내부로 칼끝을 돌리며 뼈를 깎는 혁신작업에 당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강력한 대여 투쟁보다 타성과 관성에 빠져있는 무기력한 당의 일신이 먼저라고 판단한 듯한 행보였다.
취임 이후는 그보다 훨씬 더 파격이다.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강경 기류을 보이고 있는 당내의 분위기와는 달리 "장관 후보자가 부적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면 됐다.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도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늘리는 것 빼고는 요건이 되면 해주는 게 맞다"며 전혀 '홍준표'답지 않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홍준표 대표의 깜짝 변신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추경과 마찬가지로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집권한 정부가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건 하게 해야 한다. 야당이 막는다는 건 명분이 없다"며 정부여당이 반색할 만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고, 6일에는 "대통령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는 외교 활동을 하기 때문에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중할 것"이라며 "이게 예의에 맞다"고 해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케 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우리가 알던 '홍준표'가 확실히 아니다. 홍준표 대표가 누구던가. 아직도 연관 검색어에 '막말'이 함께 오를 만큼 숱한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 아니던가. 과거 한나라당 당 대표 시절 기자에게 "그걸 왜 물어. 너 그러다가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라고 말한 일화를 필두로 그의 막말 퍼레이드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대선만 해도 "에라 이 도둑놈의 XX들이 말이야", "성질 참으면 암에 걸린다", "(홍준표를)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지랄을 한다" 등의 막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색깔론은 또 어떤가. 홍준표 대표의 '좌파' 알레르기는 유별나기로 유명하다. 경남도지사 시절 강행한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도 그와 무관치 않다. 지난 대선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선거기간 내내 '좌파 타령'을 입에 물고 살았다. 상대 후보의 공약과 정책에 빨간 딱지를 붙이는가 하면, 적대적인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대선 이후 강한 야당을 천명한 것도,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부'라 규정한 것도 좌파라면 화학적 거부반응부터 일으키고 보는 홍준표 대표의 정치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이랬던 그가 당 대표가 된 이후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니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대했던(?) 막말도, 독설도 찾아볼 수 없다. 과거 부적절한 언행으로 여러 차례 도마위에 올랐던 홍준표 대표이기에 이 모습은 대단히 낯설뿐더러 생경하다. 홍준표 대표의 변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정 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드러난 민심을 감안한 전략적 행보로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무조건 반대만 하는 발목잡기식 대여 투쟁으로는 민심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투쟁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당이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여전히 80%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역시 50%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10% 안팎에서 크게 변동이 없는 상태다. 이는 대여 강경 투쟁을 통해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고전적 전략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민심은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의 원죄가 있는 한국당에게 혁신과 반성을 먼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대표의 변신은 이같은 정치환경을 고려한 전략적 행보로 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홍준표 대표가 지금의 모습을 끝까지 유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발목잡기 식 투쟁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한지 하루 만에 김상곤 사회부총리 임명에 대해 "야당이나 국민 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각료 임명"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에서 보듯 언제든 입장을 선회할 수 있는 탓이다. (그러나 이날의 비판은 과거에 비하면 애교로 봐줄 만한 수준이다)
어찌됐든, 홍준표 대표가 색다른 흥미를 주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제 버릇 남 못 줄 수도 있다. 뜻밖의 모습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행보가 어떻게 귀결될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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