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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 저녁7시50분

백반일기

350회 맛의 하모니~ 씨야의 성남 성찬 나들이

관리자 2026.05.31

<350회 맛의 하모니~ 씨야의 성남 성찬 나들이>


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길목이 교차하는 계절,

대도시의 세련됨과 옛 골목의 정겨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경기도 성남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참으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지요. 이름만으로도 가슴 한편이 찡해지는 주인공,

3인조 감성 보컬 그룹 씨야의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 씨입니다.

무려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드디어 완전체로 뭉친 세 사람.

세월마저 잊게 만드는 여전한 울림과 함께, 성남의 밥상 유람에 발걸음을 맞춰봅니다.

도심 속 푸른 쉼표가 되어주는 성남 청계산 자락.

이곳에는 청계산의 관문이라 불리는 옛골 등산로를 40년 동안 지켜온

식당이 있습니다. 등산객과 단골들의 든든한 사랑방을 자처해 왔다는 터줏대감.

올해 여든둘의 백전노장 어머니와 작은딸이 소박하게 꾸려가는 곳이지요.

주인장이 열여섯 살 피란길에 처음 맛보고 반했다던 도토리묵. 그 맛 그대로

매일 직접 쑨 도토리묵은 쌉싸름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여기에 구수한 손맛이 응축된 된장찌개와 철 따라 바뀌는 산나물까지 더해지니

산골 밥상이 따로 없습니다. 수고스러움을 마다치 않고 꾸린

정성 가득한 밥상에 묵은 피로가 씻은 듯이 가시더군요.

화려한 양념 대신 주인장의 한평생이 듬뿍 배어 귀하고 값진 밥상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걸음은 성남 도심 한복판에서

싱싱한 바다의 생명력을 만날 수 있는 샤부샤부 전문점입니다.

20년 넘게 수산물 장사를 해왔다는 전북 부안 출신 사장이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매일 산지에서 가장 신선한 해산물만 공수해 오는 곳이라지요.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생합을 쪄낸 생합찜은 뽀얀 속살에서 나오는

달큼하고 짭조름한 감칠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특히 봄과 여름 사이 딱 요맘때

가장 맛이 오른다는 갑오징어샤부샤부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내더군요. 도심 속에서 만난 푸른 바다의 맛에 씨야 멤버들의 화음만큼이나 깊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성남 여정의 대미를 장식한 곳은 여수동 갈매기집입니다.

1970년대 대한민국 갈매기살의 발원지이자 시초로 유명한 갈매기살촌의

역사를 이어가는 40년 업력의 식당.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오던 꼬마가

이제는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다시 찾아온다는 대물림 단골집입니다.

질 좋은 한돈 통갈매기살을 투박하게 썰어 불판 위에 올리니 육즙이 가득 고입니다.

여기에 이 집만의 은은한 비법 양념을 입힌 양념갈매기살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지요. 고향의 향수가 담긴 식재료들로 차려낸 갈매기살구이는

성남의 역사와 인생이 담긴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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