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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 저녁7시50분

백반일기

337회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광주 밥상

관*자 2026.03.01

<337회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광주 밥상>


찬란한 기록으로 타이거즈의 전설이 된 무등산 호랑이’ 이종범 씨와 광주로 향했습니다.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이 여전히 귓가를 맴도는 야구의 도시에서 오늘의 식객을 만났지요.

은퇴 후에도 여전히 광주의 심장이라 불리는 그와 함께,

방망이 대신 숟가락을 들고 남도의 진짜 맛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25년간 수많은 야구 영웅의 피와 살이 된 한우곰탕 노포입니다.

이종범 씨가 과거 직접 배달 문화를 개척했을 정도로 문턱이 닳게 드나든 단골집이라더군요고기로만 우려내 속이 훤히 보이는 맑은 국물은 깊은 육향을 머금어 해장으로 일품입니다.

특히 볼살과 우설 등 귀한 부위만 엄선해 내는 수육의 부드러운 식감이 고혹적인데,

여기에 초장을 찍어 먹어야 제맛이라는 종범 씨의 초장 예찬론이 더해지니 일품이더군요.

머릿고기를 6시간 동안 통으로 삶아낸 육수에 양지를 더해 완성한 국물은

잡내 하나 없이 맑고 고소한 기운이 입안 가득 감기는 명불허전의 맛이었습니다.


발길을 옮겨 원정팀 선수들의 아지트이자 37년 전통을 자랑하는 생고기 식당을 찾았습니다.

보통 우둔살을 쓰는 것과 달리 이곳은 한우 암소 앞다릿살을 내어주는데,

지방이 적고 육질이 치밀해 생고기로 제격이더군요.

찰떡처럼 쫀득한 고기를 쌉싸래한 열무이파리에 싸 먹는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생비(생고기 비빔밥)’와 애호박찌개입니다.

주인장이 직접 담근 매실 고추장으로 비벼낸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비벼야 밥알이 산다는 종범 씨의 팁이 제법 미식가다웠습니다.

거칠게 빻은 고춧가루와 조선간장으로 맛을 내 텁텁함 없이 개운한 애호박찌개까지 곁들이니 광주 사람들이 왜 이 집을 솔푸드로 꼽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여정의 대미는 23년 전통의 자연산 쏘가리 전문점이 장식했습니다.

청정 일급수에서 자란 쏘가리를 회로 맛볼 수 있는데백반기행에서도 처음 선보이는 별미였지요.

복어처럼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에 비린내 없이 담백한 풍미가 가히 독보적이더군요.

쌀뜨물로 흙내를 잡고 된장에 버무린 시래기로 맛을 낸 쏘가리탕은 보약이 따로 없었습니다머리와 뼈를 오랜 시간 고아낸 진득하고 묵직한 국물에서

남도 미식의 깊은 저력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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