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회 흥하도다! 홍현희의 시흥 밥상 |
---|
2024.11.10 관*자 조회수 465 |
<269회 흥하도다! 홍현희 시흥 밥상> 계절이 변하듯 도시도 변화를 거듭하지요. 변화무쌍한 시흥과 꼭 닮은 개그우먼 홍현희 씨와 흥이 넘치는 시흥 맛 기행을 떠났습니다. 높고 웅장한 아파트촌을 지나 고즈넉한 주택가로 향했습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작은 옷 가게와 과일가게가 우리를 반겨주더군요. 그런데 인심 좋게 과일을 건네준 과일가게 주인장이 알고 보니 우리가 가려던 칼국숫집 주인장이었는데요. 무려 41년간 시흥 대야동 주민들의 사랑방을 자처해 온 칼국숫집이랍니다. 먼저 내준 속이 꽉 찬 찐만두와 있는 재료로 휘리릭 부쳐낸 고소한 김치부침개는 한입 넣는 순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주인장의 굵고 주름진 손에서 탄생한 투박한 칼국수 한 그릇에서 이곳이 41년간 사랑받아 온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문득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질 때면 이 집이 답일 겝니다.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게 아니지요. 눈, 코, 입을 만족시킨 음식을 만났습니다. 가게 앞에 서 있는 배달원들의 오토바이 행렬에 한 번 놀라고, 주방에서 치솟은 불길에 두 번 놀라고, 진한 불향에 세 번 놀랐지 뭡니까. 불맛을 입힌 돼지고기를 듬뿍 올린 국물 자작한 두루치기찌개인데, 일단 고기와 김치가 푸짐한 게 마음에 들더군요. 음식을 좋아하는 홍현희 씨는 한입 떠먹자마자 고기짬뽕 맛이 난다며 깜짝 놀랐습니다. 매콤하고 칼칼한 김칫국물에 불향이 그득한 게 끓이면 끓일수록 진국이라 흰쌀밥도 잘 어울리고 쫄깃한 당면과도 찰떡궁합입니다. 달걀프라이에 새우튀김은 덤이고, 당면은 무제한이라니 메뉴 고민하기 싫을 때,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때 화끈한 불맛을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서해안을 품은 시흥에 와서 이 음식을 안 먹고 갈 수 있나요. 붉은 노을처럼 화려한 조개찜 가게를 찾았습니다. 제철 맞은 가리비, 홍합, 백합부터 시흥의 자랑거리인 연꽃처럼 예쁘게 칼집을 낸 문어, 귀한 전복까지 바다의 보물들이 가득 담겨 있더군요. 세 명의 청년 주인장들이 전국 팔도를 돌며 구한 각양각색 해산물을 조화롭게 만드는 비결이 있습니다. 바로 열 가지 넘는 재료를 넣고 끓인 육수인데요. 쫄깃하고 부드러운 조갯살과 찝찔하고 시원한 국물의 조화는 정말 일품이더군요. 시흥의 특산물 향긋한 미나리를 바싹하게 구운 새우미나리전은 아이들도 참 좋아할 맛이었습니다. 홍현희 씨의 아들 준범 군도 좋아할 맛이라지요. 깊어지는 가을, 고단한 일상을 위로해 주는 일몰과 조개찜 한 상 강력 추천합니다.
|
댓글 0
댓글등록 안내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