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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의 개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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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0최현순 조회수 699


 ‘에드먼드 버크’나 ‘러셀커크’가 쓴 책의 번역서 하나 구하기 쉽지 않은 나라에서 ‘보수주의’를 논한다는것 자체가 따지고보면 좀 난감한 일이다. 하지만 보수주의의 핵심이 결국 ‘급진을 배제하고 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며 무엇보다 그 사회의 기본 전통이나 질서,가치관은 지켜가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사상이라는 점에서 ‘체제수호’적 사상이 될수밖에 없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냉전시대 남북분단이란 현실까지 있는 특수성 때문에 ‘반공주의’가 자연스레 보수주의로 자리잡아 갈수밖에 없었다.


 헌데 추정해보면 냉전시대 자유진영 대다수의 보수주의 흐름 자체가 결국 반공이 될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장기집권과 군사독재의 어두운 시기가 있었던 탓인지 진보좌파에 해당되는 사람들중 상당수가 우리사회의 보수진영을 ‘진정한 보수’로 인정하려들지 않는데 딜레마가 있다. 보통 좌파진영에선 반공주의가 기류인 우리사회의 보수를 수구,기득권세력 또는 군사독재의 후예라고 비난한다. 허나 그런 비난을 받는 반공주의 보수진영은 보통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를 중시하는것이 핵심 기류다.


 한편 우리사회의 경우 ‘진보’와 ‘좌파’라는 개념이 혼동,혼재되어 쓰이고 있는데 17대 국회때 당시 민노당 노회찬 의원이 ‘좌파정당’ 논란과 관련 ‘왜 짝퉁을 갖고 명품이라고 우기냐 ?’고 한 유명한 발언이 있다. 실제 ‘좌파’라고 할진대는 사민주의 내지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과거 민노당이나 진보신당 혹은 얼마전까지 존재했던 통진당이나 현재 정의당등을 ‘좌파정당’이라 부르는게 정확할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우리사회에서 정통 제1야당의 흐름을 쭉 유지해왔고 DJ-노무현 10년간 정권을 잡기도 한 ‘민주당’ 계열의 정당을 이념적으로 어찌 구분하느냐에 난감한 부분이 있다. 사실 우리사회는 한 70-80년대까지만 해도 ‘보수야당’이란 표현을 썼다. 그와같은 표현처럼 사실 50-60년대는 물론이고 7,80년대 ‘신민당’까지도 우리나라 야당의 기본기조는 대체로 ‘반공보수’ 야당이었다. 하지만 김영삼,김대중 시대를 거치면서 좀 더 자유주의(?)적이거나 중도개혁 흐름으로 바뀌어갔고 86 운동권 출신들이 대거 진출 포진해있는 현재의 민주당은 복지라던가 인권 그리고 햇볕정책을 중시하는 김영삼,김대중 시절의 중도개혁 흐름보다도 한발자욱 더 ‘좌클릭’ 했다고 보는것이 맞을것이다.


 근데 앞서도 편의상 ‘자유주의’ 운운하기도 했지만 실상 이 자유주의 개념이 참 애매모호하다. 생각해보면 보수진영에 몸담고 있는 논객이나 학자중에도 자신을 일컬어 ‘자유주의자’라 말하는 사람이 있고, 야당지지성향 지식인중에도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하는 사람이 꽤 있다. 또는 운동권이었다 전향한 뉴라이트라던가 민주당에서 86 운동권 출신들이나 통진당 계열의 종북기류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 지칭하기도 한다. 심지어 탈북자들중에도 가끔 삐딱선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 역시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 한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고생하는 단어가 꽤 많은 모양인데 그러고보면 ‘자유주의’란 개념도 이래저래 한국에서 고생이 많은것 같다. - 가만보면 자신의 이념적 포지션을 규정하기가 애매모호할 때 그냥 뭉뚱그려 ‘자유주의자’라고 하는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헌데 ‘자유주의’는 굳이 개념구분을 하자면 ‘경제적’ 의미의 자유주의와 정치,사회적 자유주의로 나눌수 있다. 그러나 고전적 자유주의 시대는 아무래도 왕정(王政)시대이다보니 경제적 자유주의나 정치,사회적 자유주의나 왕정과 대립한다는 의미에서는 같은길을 갈수밖에 없었다.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은 대개 시장이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국가 한마디로 임금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것이고 정치,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개개인 다시말해 일반백성들의 참정권이나 의회주의의 중요성 또는 개인의 행복추구권등을 중시했다. 따라서 왕조시대에는 경제적 자유주의나 정치,사회적 자유주의나 자연스레 왕정과는 대립구도가 되었던것이다.


 그러나 민주사회인 현대 자유주의에선 경제적 자유주의와 정치,사회적 자유주의 노선에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다.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은 현대에서도 정부 간섭의 배제와 시장과 기업의 무한한 자유를 주장하기 때문에 자칫 재벌이나 기업만을 옹호하는 사상으로 비치기 쉽다. 하지만 정치,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민주사회에선 표현의 자유라던가 소수자,사회적 약자들의 인권보호에 더 관심을 둔다.


 덕분에 우리사회에 근래들어 좀 유감스러운 현상이 하나 있는데 가령 자유기업원이라던가 자유경제원등 어느정도 기업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차세대 청년우파운동 사상교육,이념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다보니 청년우파들이 ‘경제적 자유주의’만을 중시하고 정치,사회적 자유주의는 잘 모르거나 그에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경우를 많이 볼수있다. 어떻게보면 재벌과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제적 자유주의’는 자연스러 보수우파 운동 기류에 흡입되어 버렸는데, 그에반면 정치,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그 위치가 애매모호해졌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정치,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대개 표현의 자유나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인권과 권익 중시를 더 앞세우기 때문에 특히 남북분단의 현실이 아직까지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선 반공우파의 시각에선 ‘정치,사회적 자유주의자’들 마저도 ‘혹시 빨갱이 아닌가 ?’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 굳이 사례를 들자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한편 이념사조의 구분에서 진보진영의 지식인이나 학자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진보주의’란 이념사조는 원래 없다고 보는게 더 정확한듯 하다. 다만 우리사회의 경우 아마도 90년대쯤부터 민중당이라던가 민노당등 사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이런 정당들을 언론에서 ‘진보정당’이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런 민중당,민노당 또는 근래의 통진당,정의당 같은 사민주의 표방형 정당들을 ‘진보정당’이라고 부르는게 자연스레 굳어져버린것 같다. 한편 그 이전 80년대 정도까지는 정부에서 운동권이나 재야의 반정부 운동을 제재하거나 우려의 목소리를 낼때 ‘급진 좌경세력’이라 부르곤 했었다. 헌데 여기서 급진(急進)의 사전적 의미는 ‘급하게 나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좌경세력이란 표현 앞에 ‘급진’이란 수식어를 붙였을진대는 결국 왼쪽(사회주의 경향)으로 급하게 나아가는 세력이란 의미가 될 것이다.


 이와같이 우리사회는 현재 자유주의라던가 진보,좌파의 개념이 무척이나 혼동되어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헌데 개념정리를 다시 하자면 구 민노당이나 민중당 혹은 근래의 통진당,정의당처럼 확실하게 사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정당을 ‘좌파정당’이라 부를수는 있어도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같은 정당을 ‘좌파’로 부르는것은 무리가 있다. 애매할지언정 차라리 중도개혁이나 자유주의 정당이라면 모를까 이런 정파를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무조건 좌파니 종북이니 하는식으로 매도하는것은 잘못된 일이다.


 또 하나 경제적 자유주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라던가 이런 문제는 억압해야한다는식의 주장이나 발언을 한다면 이 또한 다소 모순된 언동이라 볼 수 있다. 경제적 자유주의와 정치,사회적 자유주의가 현대에 들어와선 노선과 기류에 어느정도 차이를 보이는것은 사실이나 자유주의자라면서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비난하는것도 분명 합리적이지 못한 처사라는 말을 하는것이다.


 진보라는 개념은 확실히 모호하긴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굳이 개념구분을 하자면 사민주의 계열의 정당은 물론 여성주의나 환경주의 또는 정치,사회적 자유주의를 부르짖는 이들이나 세력까지를 뭉뚱그려 ‘진보진영’이라고 부른다면 그 자체는 보수에 상대되는 개념이 될 터이니 그런대로 합리적인 분류가 될 것 같다. 다시말해 통진당이니 정의당이니 하는 사민주의 표방형 정당들은 그냥 ‘좌파정당’이라 부르고 민주당 계열이나 그 지지층까지를 아우를때는 ‘진보진영’이라 부르는게 합리적이란 주장을 하는것이다.


 한편 보수하면 우리나라에선 보통 반공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종교적 근본주의 역시 보수주의에 해당된다 할수 있을것이다. 가령 근래들어서는 보수 기독교단을 중심으로 동성애 반대운동이나 음란물 유통 반대 운동 같은것을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보수우파 운동의 일환으로 볼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보수는 근본적으로 그 사회의 전통과 질서,가치관을 중시하는 사상이다. 반공이 보수주의의 일부분은 될수 있어도 반공이 보수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한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이른바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는 개념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사실 종북(從北)이란 말은 원래 민노당,사회당등 좌파계열 정당 내에서 자신들끼리 이른바 NL-PD 같은 노선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온 말이다. 실제 좌파내에 북한체제를 추종하는 주사파 같은 실체가 어느정도 있는것이 사실이기에 그들을 비 주사파진영에서 부를때 보통 ‘종북세력’이라 불렀다. 종북(從北)의 종(從)이 ‘따를 종, 쫒을 종’임을 생각하면 종북세력이란 결국 북한체제를 추종하는 세력이란 의미가 될 듯하다.


 헌데 근래들어서 ‘종북’이란 표현이 너무 남발되다보니 종북이란 개념 자체가 희화화 되어버렸다. 원래 종북세력 운운하는 말은 실제 존재하는 주사파나 통진당 같은 북한 추종세력을 지칭할 때 쓰던 표현이었는데 한 수년전 누군가가 ‘종북이란 표현을 일상화시키자’고 말 한 이래로 요즘은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성향의 지식인이나 논객 또는 정치,사회운동에 종종 참여하는 연예인까지 종북 운운하며 비난하는 경향까지 있어 ‘종북’이란 개념 자체가 희화화되거나 과거 빨갱이와 같은 ‘무책임한 색깔론’처럼 비치는 경향마저 있다.


 이 시점에서 필자가 한가지 제안을 하는데 종북이란 개념은 최소화시키자. 종북이란 표현을 너무 무책임하게 아무에게나 남발하고 심지어 건전한 비판세력이나 폴리테이너까지 그런식으로 비난했다간 종북이란 개념이 과거 냉전시절 무책임한 색깔론처럼 비칠 우려도 있고 실체로 존재하는 ‘종북 주사파(가령 과거 통진당이나 지금의 민중연합당 같은)’들에게 면죄부를 줄 우려마저 있다. 종북은 실제 북한을 추종하는 그 실체를 지칭할때만 사용하기로 하고 그 외 다른 대안으로 ‘어설픈 진보’란 표현을 제안해 본다.


 ‘어설픈 진보’란 필자가 대략 한 노무현 정권 중,후반기 무렵부터 쓰기 시작한 표현인데 가령 노무현이나 박원순,문재인 같은 포퓰리스트한테 열광하고 조중동이나 수구기득권 세력 비판하면 무조건 그게 옳은것이고 정의인줄 아는 일부 소위 진보성향의 지식인이나 논객,방송인들을 비판할 때 이와같은 표현을 썼다. 어떻게보면 최근 미국사회에서 논란이 불거진 ‘정치적 올바름’과 상통하는 의미로 볼수도 있다.


 최근 트럼프 당선 요인과 관련 ‘정치적 올바름(pc :  Political Correctness)’ 이른바 pc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가령 소수자나 이민자를 대우해야한다던가 여성,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우를 지나치고 과잉되게 주장한다던가 그런 기류에 대한 반발심이 트럼프 당선요인이란것이다. 그럴진대 ‘정치적 올바름’이란 표현엔 약간의 비아냥성 의미가 담겨있다. 만약 미국사회에서 소수자나 여성,사회적 약자를 무조건 더더욱 우대하고 대접해줘야한다는게 미국식 pc라면 조중동 비판하고 이승만,박정희 비판하고 수구 기득권 세력 비난하고 노무현,문재인,박원순 같은 포퓰리스트 정치인에 열광하고 지지하면 그게 무조건 정의의고 공의인줄 알고 자신들의 의견에 반대하면 불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세력인줄 아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한국형 pc’라 부를수 있을것이고 필자가 10여년전부터 지칭해온 ‘어설픈 진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라 말할수 있을것이다.


 종북이란 개념은 실체가 분명한 북한 추종파를 지칭할때만 사용하도록 하고 그냥 노무현,문재인,박원순 같은 포퓰리스트에 열광,지지하거나 조중동 비판하고 이승만,박정희 비판하고 수구기득권 세력 비판하면 그게 무조건 정의의고 공의인줄 알고 자신들의 주장에 따르지 않으면 불의이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인걸로 생각하는 그런 일부 지식인이나 폴리테이너들 이런 사람들은 ‘어설픈 진보’라 부르기로 하자. 그게 훨씬 더 정확한 개념일것이다. 진보가 원래 이념적으로 개념 구분이 모호할진대 설사 사민주의나 여성주의,환경주의 혹은 정치적 자유주의자까지를 뭉뚱그려 ‘진보진영’이라 부를수는 있을지언정 무조건 자신들의 주장만이 옳고 자신들의 주장에 따르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수구꼴통이라 비난하는 부류들. 그런 사람들은 ‘진보인사’도 아니고 어설픈 사회불만세력이나 사회운동가들이 분명하니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는 무책임한 색깔론 보다는 ‘어설픈 진보’라고 부르는게 더 정확한 개념구분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하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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