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칼럼]
어제 해외에 나가 살고 있는 친구와 전화를 하게 됐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요즘 한국에서 전해지는 정치 드라마가 너무 극적이고 재미있어서 그쪽 드라마가 싱겁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어제는 최순실씨 딸이 열아홉 나이로 사내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 때문에 화제가 됐는데, 느닷없이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해서 점심 때부터 정치권이 요동쳤습니다. 그렇게 오후가 흘러가는가 했는데 저녁 때 청와대가 발칵 뒤집힐 일이 생긴 겁니다. 대통령 연설문 44건을 최순실씨가 미리 받아봤다는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저녁 8시 조금 넘은 시각에 이 소식이 터져나왔고, 청와대는 밤늦게까지 꿀먹은 벙어리였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빛이 바래고 마는 것입니다. 아니 이 문제만큼은 어떤 수석 비서관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