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 커버하려면 사드 3개포대 필요”
與 원내지도부  

劉·元 모두 국방위원장 출신… 외교안보 현안 발언 무게감

劉 “효과 의심스러운 킬체인에 17조 투입하겠다는 정부가 3조 드는 사드 반대 어불성설”

元 “北미사일 서울·부산공격땐 주한미군 사드만으론… 한계 우리군 자체적으로 도입해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여당 원내 지도부가 잇따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공론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두 사람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용인해 주는 수준을 뛰어넘어 정부 예산을 동원해서라도 북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대한민국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사드 3개 포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인물이어서 말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원 정책위의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남측 전역을 커버하려면 사드 3개 포대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도 최근 공·사석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핵이 한반도 상공에서 터지면 대참극이 벌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 방어 수단으로는 북의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이 거의 없다”며 사드 도입 필요성을 지적해 왔다. 유 원내대표는 “주한미군이 평택 내지 오산에 사드를 도입하면 그것의 주된 목표는 주한미군을 북의 핵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북핵·미사일이 서울이나 부산·대구·대전·광주를 공격할 때 주한미군의 사드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요격에 동원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와 원 정책위의장은 “효과가 의심스러운 킬 체인(Kill Chain) 등에 앞으로 17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가 (사드 도입에 필요한) 3조∼6조 원의 예산이 없어서 반대한다면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의식한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사드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정부가 ‘그 어떠한 군사적 위협을 가할 의도가 없다’고 당당히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달 중 사드 한국 배치와 관련한 당론을 모으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문화일보 3월 9일자 8면 참조)

이와 관련, 사드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은 지난 2013년 9월 공군회관에서 열린 ‘방공 포병 전투 발전 세미나’에서 한반도 전역을 방어하려면 3개 포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드는 비행장이나 도시 같은 중요한 전략 및 전술지역을 방호하게 되는데,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방어를 위해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할 경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3개 포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일우 자주국방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충청도의 유도탄사령부와 공군에서 가장 중요한 대구의 11전투비행단 등 군사전략시설을 방어하려면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방어용 1개 포대로는 역부족이며 3개 포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도 있다. 우선 사드 배치가 한반도 안전을 담보할 것인지 혹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부추길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불분명하다. 중국의 반발도 의식해야 한다. 특히 주한미군 배치 1개 포대를 제외한 나머지 2개 포대를 정부 예산으로 구매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정충신·김만용 기자 csjung@munhwa.com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 요격미사일과 조기경보레이더(X밴드레이더·AN/TPY-2레이더)로 구성된다. 1개 포대는 이동식 발사대 6기, 발사대당 8발의 미사일이 장착돼 48발 연속 발사가 가능하다. 최대 속도 마하 8.24인 요격미사일의 도달 반경은 최대 200㎞이며 도달 가능한 최대 요격 고도는 150㎞다. X밴드레이더는 전진배치용(FBR·Forward-based Radar)과 종말단계 요격용(TBR·Terminal-based Radar) 두 종류다. 미국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서 개발했으며 1개 포대 도입 비용은 1조 원 이상이다. FBR는 요격미사일이 없으며, TBR는 요격미사일과 연동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