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였던 검사가 지금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것에 대해 A기자는 “능력 등이 검증됐으니 된 것 아니겠느냐”며 “엄중하고 위중한 자리에 가게 됐으니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민정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A기자는 “모든 사실은 사실대로 남아야 한다”며 “큰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마당에 더 이상 사실조차 왜곡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은 1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이 맥주병으로 A기자의 머리를 친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다 사실”이라며 “서로 상황이 그렇게 돼 개인적인 일로 사과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 기자는 대구지역 후배이기도 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별다른 변명은 안하겠다”며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너그러이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사과 여부에 대해 김 수석은 “사과하고, 서로 화해하고 푼 것”이라면서도 “A기자가 사건 이후에 만나자고 해도 내가 좀 쑥스러워 자주 만난 것 같지는 않다. 23년 전 일인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만취상태의 술자리라 해도 맥주병으로 사람의 머리를 내리칠 정도의 절제도 되지 않으면서 민심의 전달과 청와대 사정, 검찰과의 협력 등 중책을 맡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김 수석은 “깊이 반성하고,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수석은 1957년 경북 의성 출생으로 경북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해 주로 공안부 검사로 재직했으며,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수원지검장, 대검 강력부장 등을 거쳤다. 그는 지난 2012년 7월 검찰을 떠난지 한 달 만에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있다가 지난 12일 청와대 민정수석에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