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월 25일 오후 5시쯤 홍모(82)씨가 몰던 모범택시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본관 현관으로 돌진해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승객과 호텔 직원 등 4명이 다치고 회전문은 완파됐다. 이 사고로 인한 신라호텔의 피해액은 약 5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택시공제조합에 가입한 홍씨의 대물(對物) 배상한도는 5000만원. 신라호텔이 변상을 청구하면 결국 홍씨는 4억 5천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사고 전반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회사 간부를 불러 “택시 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 않은데, 이번 사고로 충격이 클 것”이라며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이 사장은 이와 함께 “우리도 피해를 입었지만 사고 운전자도 크게 상심했을 것”이라며 “배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전해주고, 필요하면 치료비도 부담하라”고도 했다. 이 간부가 찾아가 본 홍씨의 집에는 몸이 성치 않은 홍씨만 있었다. 부인은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결국 이 간부는 변상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그 대신 자신이 사간 우족과 소고기, 케이크를 홍씨의 집에 놓고 나왔다. 이에 홍씨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찾아가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진 자는 바로 이래야 한다. 이부진 사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다. 이부진 사장은 전에 호텔 식당에 한복을 입은 고객에 대해 직원이 안전을 이유로 식당 출입을 제지 했다가 반발이 일자 직접 찾아가 정중히 사과를 하기도 했고 재벌가의 딸로서 평직원이었던 현재의 남편과 결혼해서 큰 화제를 일으킨바 있었다. 4억이란 돈은 어려운 사람에게는 평생 갚아도 못 갚을 큰돈이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이번에 팔순의 택시기사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번 사건은 가진 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준 모범 사례이다. 이부진 사장의 통큰 선행에 온 국민은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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