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72시간동안 계속된 판문점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오늘 새벽 북한의 유감 표명으로 타결되었습니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작은 불장난이 잘못하면 최고존엄의 지위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체제붕괴위기까지도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라는 사실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또한 더 이상 과거의 대남무력도발방식에 남측이 조금도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무차별적 보복과 강력한 응징에 나선다는 사실을 통절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왜 북한의 최고실세 두 사람이 내려와 협상 중에 작은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는 그런 비참한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제 북한은 이 모든 과거의 양봉음위식 장난질을 북한은 즉각 중단하고 같은 민족으로서 진정한 남북화해, 교류협력, 평화번영이라는 상생의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합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세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냈습니다. 첫째, 일관된 대북협상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협상의 유연성을 발휘한 결과,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유감 표명’을 얻어냈다는 점입니다. 둘째,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이 전쟁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막았고, 결국 평화를 지켜냈다는 점입니다. 셋째, 북한 김정은 체제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를 간파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 또한 적지 않습니다. 왜 대북확성기 카드를 그렇게 쉽게 내주었는지, 합의된 내용의 구체적 실행방법과 절차에 대한 논의는 언제 어떻게 하기로 결정한 것인지, ‘도발주체가 명시된 직접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이란 우리 정부의 요구사항은 어떻게 처리됐고, ‘유감’이란 제3자적인 표현이 등장했는지.....특히 지뢰폭발 이외에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표명은 왜 받아내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 정부는 국민 앞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다음의 세 가지 사안에 대해 우리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만일 이번에 타결된 6개 공동합의사항을 북한이 지키지 않을 경우, 다시 대북확성기를 켜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을 것입니까? 둘째, 이번 지뢰 폭발물에 대한 북측의 유감 표명 대가로 얻어낸 이산가족상봉부터 민간교류협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5.24제재 조치는 자동적으로 해제되는 것입니까? 아닙니까? 셋째,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그리고 책임자 처벌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은 이번 회담 결과를 통해 모두 무효화 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 이 모든 궁금증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합의는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좋은 전쟁 보다는 낫다는 역사적 교훈과 남북은 서로 전쟁만큼은 원하지 않고 있음”을 우리에게 분명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많은 난관을 앞에 두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역사적 장이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통일한국, 대한강국의 문을 활짝 열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