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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을 통해 들여다보는 한류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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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5최현순 조회수 880


          

 MBC 일요 예능프로 ‘복면가왕’이 회를 거듭할수록 화제와 인기를 모으며 방송되고 있다. 복면가왕은 출연자들이 가면을 쓰고 나와 노래대결을 벌인뒤 판정단으로부터 ‘노래를 더 듣고 싶은 사람’ 투표를 받은뒤 더 많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게 되는 일종의 ‘가수 경연 프로’다. 매회 총 8명이 출연 1라운드에서 두명씩 듀엣대결을 벌이고 이어 2라운드,3라운드 순으로 진출하게 되며 최종 우승자는 전회 가왕과 마지막 노래대결을 펼치게 된다. 무엇보다 패자는 가면을 벗게되고 승자는 가면을 벗지않아 가면속 주인공이 과연 누군지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묘미가 있다.


 복면가왕은 장르로 구분하자면 ‘가수 경연프로’로 이전에 주로 프로 보컬가수들이 나와 진검승부 같은 노래대결을 펼친뒤 판정단으로부터 점수를 받는 ‘나는 가수다’의 변형된 형태이기도 하고, 흘러간 노래나 추억의 명곡을 갖고 역시 출연한 가수들끼리 대결을 벌이고 점수로 판정을 받는 KBS ‘불후의 명곡’도 이 장르에 포함된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이와같은 경연프로가 수년전부터 예능프로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된것은 아무래도 ‘실력있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싶은 대중의 갈망과 깊은 관련이 있는것 같다.


 우리나라 음반시장이 아이돌 위주가 되면서 다른 장르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된지가 꽤 오래되었다. 트로트 가수만 해도 보통 중년층 이상이 즐겨찾는다는 이유로 ‘성인가요’란 어설픈 장르구분으로 보호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락이라던가 발라드 같은 노래도 이전에 비해 찾아보기 매우 힘들어졌다. 무엇보다 아이돌 가수는 다수의 멤버가 하나의 그룹을 이루어 노래보다는 춤과 다양한 퍼포먼스로 무대공연을 펼치는것이 주를 이루다보니 ‘아무래도 가창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이들이 아니냐 ?’는 편견의 의식이 대중에게 많이 박히게 되었다.


 헌데 아이러니는 솔직히 이 아이돌이말로 근 십수년동안 K-pop 한류의 주된 역할을 해온 장르이기도 하다. 이른바 K-pop이라 불리는 ‘한국 대중음악’을 즐기는 외국의 한류 음악팬들은 대개 바로 이러한 ‘한국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이다. 드라마 한류 같은경우엔 정서와 문화 차이 때문인지 동양권 그 이상으로는 쉬이 뻗어나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반면 케이팝 한류는 심지어 유럽이나 중남미 아프리카에까지 팬층이 생겼을정도로 거의 전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국 아이돌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아이돌 가수들의 열정적인 춤과 노래 그리고 훤칠한 외모등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것이 주된 이유라 말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아이돌 중심이 되어버린 국내 음반시장은 아이돌 이외 장르는 도저히 장사가 되지 않고 위축되어버리는 현상을 낳고 말았다. 무엇보다 아이돌은 근본적으로 ‘춤이나 잘 추지 노래는 상대적으로 잘 못하는것 아니냐 ?’는 편견이 있어서인지 그 반작용으로 진짜 실력있는 ‘보컬가수’의 노래를 듣고싶어하는 대중들의 열망이 언제부터인가 끓어오르기 시작한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때마침 만들어진 ‘나는 가수다’라든가 ‘불후의 명곡’ 같은 실력있는 가수들끼리 대결을 펼치고 판정단의 점수로 ‘누가 더 노래를 잘하나’ 판정을 받는 ‘가요 경연프로’로 인해 대중의 타오르던 열망을 마침내 폭발하게 만들었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복면가왕’은 여기에 가면을 쓰고 나와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일종의 ‘신비주의’ 컨셉이 추가되었다. 무엇보다 가면속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명곡 한곡을 잘 감상하고 나서 노래를 부른이가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을때 놀라게 되는 반전, 그야말로 프로그램 취지대로 ‘편견을 깨는’ 프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복면가왕은 최근 중국에도 포맷이 수출되어 ‘몽면가왕’이란 비슷한 제목과 형식으로 방송되고 있다. 헌데 복면가왕의 포맷수출은 근래들어 중국에서 우리나라 예능 포맷을 사가는 붐이 이는 그 연장선상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다. 중국에서의 예능한류를 드라마 한류, K-pop 한류에 이은 3세대 한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에서 우리나라 예능프로 붐이 이는것은 중국이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라서 특히 방송에서 표현의 제약이 많은것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헌데 중국이란 나라가 개혁개방으로 나간지도 어느덧 20-30년 세월이 지났는데 아무리 정치체제는 여전히 사회주의라도 방송에선 여전히 표현에 제약이 많다는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일이며 아울러 눈여겨보며 판단해야할 문제임이 분명한것 같다.


 정작 (중국 이외의) K-pop 한류팬들 반응을 보면 처음 파일럿 프로가 방송되었을때 우승자인 걸그룹 EXID 리더 솔지에게 관심이 쏠렸었다. 이어 복면가왕이 정규편성되고 1-2대 가왕 역시 걸그룹 F(x) 멤버 루나임이 알려지면서 관심도는 더 높아갔다. 하지만 김연우란 무명가수가 ‘클레오파트라’란 닉네임으로 4회연속 우승하는 동안에는 복면가왕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멀어져갔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류팬, 특히 K-pop 팬들에게 주된 관심은 결국 K-pop의 주를 이루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경우에도 대개 아이돌 가수가 출연한 작품에 관심을 갖게된다. 사실 자신이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연예인과 그 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에 조금이라도 더 눈길이 가는것은 비단 한류팬들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마찬가지일것이다.


 다만 이 점에서 이전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한류의 딜레마를 만나게 된다. 사실 아이돌 가수에 대한 국내 시선은 크게보면 양분되어있다. 무작정 열광하는 열성팬이라 할수있는 ‘팬덤’과 그 반대되는 아무래도 아이돌은 가창력이나 연기력은 좀 떨어지는 아이들이 아닌가 하는 ‘편견’을 갖고있는 ‘팬덤’ 이외의 일반 대중들이다.


 나가수니 불명이니 하는 ‘가요 경연 프로’가 인기를 끌었던 비결은 가요계가 아이돌 위주가 되면서 정작 ‘실력있는 가수의 공연’은 보기 힘들어졌던 일반 대중의 열망이 맞닿아져 폭발한것이다. 그러나 나가수나 불명에서 주목받는 보컬가수들은 따지고보면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아이돌과는 성격면에서 너무나 거리가 먼 가수들이다.


 ‘복면가왕’의 경우를 놓고보면 대체로 아이돌,걸그룹의 성적은 뜻밖에 양호한 편이란것을 발견하게 된다. 복면가왕이 총 3라운드까지 경연을 펼치고 마지막 우승자가 전회 가왕의 노래를 들은뒤 다시 점수로 판정을 받아 새로운 가왕을 가리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지금까지 총 13대 가왕전까지 방영된 ‘복면가왕’에서 남성 아이돌 같은 경우엔 1라운드 탈락자는 거의 없었고 3라운드까지 진출한 경우도 세명이나 된다. 걸그룹의 경우엔 이미 가왕 2명에 가왕도전실패(3라운드 우승)가 2명이나 나왔다. 2라운드까지 진출한 걸그룹 멤버 출연자도 꽤 되어 아이러니컬하게도 ‘복면가왕’이야말로 진정 아이돌은 노래를 못한다는 ‘편견’을 깨는 ‘아이돌의 재발견’ 같은 장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애초에 ‘아이돌의 재발견’이란 취지로 기획되었던것은 KBS ‘불후의 명곡’이었다. 애초 불후의 명곡(약칭 ‘불명’)은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 7,80년대 추억의 명곡들을 부르며 실력으로 승부를 가르는 형식으로 제작, 아이돌의 재발견과 함께 요즘 젊은 가수가 7,80년대 노래를 부르며 세대간의 소통까지 이루는 그와같은 취지에서 제작된것이다. 헌데 아이돌끼리의 노래대결에 일반 시청자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던지 언젠가부터 아이돌 출연은 차츰 사라지고 대신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실력파 가수’들을 연달아 출연시키는 방식으로 바뀌어졌다. 형식만 놓고보면 사실상 ‘나는 가수다’와 별반 다를것이 없는 ‘가요 경연 프로’가 된 것이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논란이 제기되게 된다. 음악 한류의 주된역할을 하고있는 K-pop 아이돌 가수들은 정작 가창력,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가령 나가수나 불명 같은데서 주목을 받은 소위 실력파 가수들은 해외시장에 내놓았을때 경쟁력이 얼마나 될까 하는 문제다.


 실제 나가수를 통해 새롭게 주목받은 보컬가수들을 놓고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자기노래는 거의 히트해본적 없는 가수가, 남의 노래 갖고 부르는 경연대회에서 주목받는다고 실력있는 가수라고 말할수 있는가 ?’. 실제(다 그렇다는것은 아니지만) 나가수나 불명같은 경연프로를 통해 주목받은 가수들은 대개 이전까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명급 가수들이다. 나가수나 불명에서 우승했다고는 하나 막상 생각해보면 ‘어 ? 근데 저 가수 히트곡이 뭐였지 ?’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가수들이란 이야기다. - 그러고보니 이 글 쓰는 필자도 솔직히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이전까지는 대한민국에 김연우란 가수가 살고 있는지조차도 몰랐다.


 정치권에선 보통 당심과 민심에 괴리(乖離)가 있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K-pop 한류야 말로 당심과 민심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있다. 대한민국이란 당(黨)의 당원(국민)들이 원하는 가수,가요와 민심(해외 한류팬)이 원하는 가수,가요가 따로 있는것 같다. K-pop 한류를 일으킨 가수들은 대개 아이돌 가수지만 이들 아이돌은 대개 가창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국내 일반대중에겐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나가수니 불명이나 하는 경연프로에서 호응을 받은 가수들은 대개 국내에서조차 변변한 히트곡 하나 없는 무명급 가수들이었다. 헌데 이건 그러고보니 드라마 한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한류를 일으킨 드라마들을 보면 대개는 젊은이 취향의 정통멜로나 로맨스 코미디 혹은 퓨전사극들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중년층,노년층이 많이 보게되는 주로 극단적인 가족간의 갈등이나 4각관계, 이복형제,남매간의 갈등,출생의 비밀 이런것들을 다루는 장편의 주말극,일일극 형태로 방영되는 ‘막장 가족드라마’들이 시청률이 잘 나온다. - 이런 문제야말로 ‘안심공천 전화여론제’라도 도입 극복해야 하는것인지 원...-.-


 이래서 ‘복면가왕’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한류의 딜레마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복면가왕도 처음 솔지나 루나같은 걸그룹 출신들이 우승할때는 해외 한류팬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김연우란 무명가수가 ‘클레오파트라’란 가명으로 연승할때는 상대적으로 한류팬들의 관심에선 멀어졌다. 요즘들어 다시 아이돌들이 복면가왕에서 선전하자 다시 그들의 관심이 쏠리는듯 하다. - 중국이 복면가왕 포맷을 수입 비슷한 형식의 프로를 방영하는것은 별개의 사안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아이돌은 해외에선 K-pop 한류를 일으켰지만 정작 국내에선 가창력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드라마의 경우 한류팬들은 주로 젊은 취향의 트렌드물을 즐기지만 국내에선 중년층 이상이 즐기는 막장드라마가 시청률이 잘 나오고 과연 이 모순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것일까. ‘편견을 깬다’는 취지로 제작되었다는 복면가왕을 보면서 필자는 오히려 딜레마에 빠진 한류의 이와같은 현주소를 발견하게 되어 몇자 적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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