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자막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백반일기

351회 소담소담 배우 박소담의 양평 기행

관리자 2026.06.07

<351회 소담소담 배우 박소담의 양평 기행>

 

초여름의 푸른 녹음이 싱그러운 경기도 양평으로 미식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정에는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 배우 박소담 씨가 동행했다

스크린 속 당찬 모습 뒤로, 예기치 못한 아픔을 단단하게 이겨낸 그녀의 성숙한 이야기와 양평의 청정한 자연이 참 많이도 닮아있던, 위로 같은 하루였다.

 

양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명사, 해장국을 맛보러 갔습니다

치열한 본고장 양평에서 무려 반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 같은 곳입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선지 사랑을 외치던 소담 씨의 반전 입맛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이 집의 무기는 일주일에 딱 한 번, 갓 잡은 선도 높은 선지만을 고집해 끓여내는 국밥입니다

숟가락에 걸리는 선지가 꼭 젤리처럼 탱글탱글하고, 잡내 없이 부드러운 양의 식감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고단하던 시절, 오로지 자식들을 생각하며 해장국을 끓여내기 시작하셨다는 어머니의 손맛

반백 년간 양평 사람들의 시린 속을 위로해 온 깊고 진한 국물 맛에 우리 두 사람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온통 평양냉면 간판이 즐비한 옥천 냉면 골목에서, 30년 동안 함흥냉면의 매콤한 자존심을 지켜온 집을 찾았습니다.

육수와 양념, 면까지 모두 손수 만드는 주인장의 정성이 대단한 곳입니다

100% 고구마 전분을 사용해 찬물에 세 번 씻어낸 면발은 남다른 쫄깃함을 자랑합니다

손님이 첫 젓가락부터 완벽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면을 미리 비벼내는 사장님의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여기에 식객인 저조차 햄버거 패티냐라며 깜짝 놀랐을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의 두툼한 완자와 쫀득한 수육이 더해지니

매콤달콤한 비빔냉면과 최고의 맛 조합을 선사합니다

평양의 담백함 속에서 아주 통쾌하게 살아남은 함흥의 맛입니다.

 

정말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간 깊은 산골 오지

마당을 가득 채운 80여 종의 발효액 장독대들이 손님을 반기는 비밀스러운 식당입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하루 딱 3팀만 예약으로 받는 이 집의 묘미는 산나물 전골한 상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캔 제철 산나물에 조선간장으로만 깔끔하게 맛을 내어 끓여내는데

국물이 어찌나 깊고 깨끗한지 속세의 때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 들더군요

수제 산나물 반찬만 무려 11가지가 상에 올라, 내가 먹는 나물이 무엇인지 맞혀보는 재미까지 쏠쏠합니다.

청정한 한 상을 비워내니 흡사 신선이 된 듯하여 집에 갈 때 구름을 타고 갈 것 같다라는 농이 절로 나왔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정성으로 보듬어주는, 자연이 준 최고의 치유 밥상이었습니다.

댓글 0

댓글등록 안내

닫기

[알림] 욕설, 지역감정 조장, 유언비어, 인신공격, 광고, 동일한 글 반복 게재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며, 일정 횟수 이상 삭제 시 회원자격을 상실하게 됩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고하기

신고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