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일기
349회 트로트 남매! 진성&한혜진의 극락 밥상
<349회 트로트 남매! 진성&한혜진의 극락 밥상>
푸르른 오월의 봄날, 트로트계의 거장 진성 씨와 영원한 디바 한혜진 씨가 찾아왔습니다.
무대 위 화려함은 잠시 내려놓고, 구수한 노랫가락에 인생사를 실어 보내는 두 분이었지요. 가슴을 울리는 진한 목소리처럼 깊고 정성 가득한 맛을 찾아
북한산과 용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먼저 찾은 곳은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사찰음식의 종가, 진관사입니다.
조선 왕실의 제사 두부를 책임지던 곳답게 정갈한 치유의 공양상이 펼쳐지더군요.
10년 넘게 묵어 은은한 단맛이 도는 된장과 씨간장의 깊은 풍미에 입이 먼저 숙연해졌습니다. 바삭한 가죽부각에 짭조름한 청국장을 올려 먹는 아이디어가 참 재밌었고,
생강즙을 더해 정갈하게 지져낸 두부조림은 담백함의 극치였습니다.
유년 시절의 아픔을 달래준 진관사에서 진성 씨의 <보릿고개> 한 자락이 울려 퍼졌습니다. 마음까지 정화되는 황송한 밥상이었습니다.

이어 북한산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콩국수 집을 찾았습니다.
얼음 하나 없어도 크림처럼 묵직하고 시원한 콩물이 단연 압권이더군요.
다른 견과류 없이 오직 강원도 홍천의 대왕콩으로만 밀도 높은 고소함을 채웠답니다.
상하기 쉬운 콩의 온도를 0도로 칼같이 유지하며 갈아내는 주인장의 고집이 대단했습니다.
여기에 당면을 빼고 고기와 두부로 속을 채워 직사각형으로 빚어낸
갓 찐 주먹손만두까지 곁들이니, 입안 가득 터지는 구수한 풍미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여정의 대미는 용인의 한 골목에서 28년째 자리를 지켜온 고깃집이 장식했습니다.
주인장이 직접 캐온 야생 봄나물들이 상 위로 가득 쏟아지는데,
그야말로 자연의 보물 창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쌉싸름한 엄나무순과 미나리싹 등 진한 봄 향취가 삼겹살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더군요.
기름장에 찍으면 꼬들꼬들한 천엽 맛이 나는 귀한 석이버섯까지 맛보는 호사도 누렸습니다.
고단한 속세를 위로하는 따뜻한 온기의 밥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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