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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회 뚝심으로 지킨다! 윤종훈의 논산 노포 기행

관리자 2026.03.15

<339회 뚝심으로 지킨다! 윤종훈의 논산 노포 기행>


충남 논산이곳에는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진짜맛들을 맛보기 위해 

죽어도 죽지 않는 남자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주역이자 병약섹시미로 

여심을 저격하는 배우 윤종훈 씨와 함께 논산을 찾았습니다.

 

시장 한구석, 50년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동네 터줏대감을 만났습니다.

이 집 맛의 비결은 무엇보다 도축장이 인근에 있는 지리적 특권에 있습니다.

매일 아침 신선한 내장과 머릿고기를 공수받아 사용할 수 있어,

자칫 냄새나기 쉬운 막창새끼보오소리감투까지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한 내장 본연의 맛이 살아있더군요

어디 그뿐인가요

일주일에 한 번신선한 돼지 피에 간 고기와 당면찹쌀밥을 푸짐하게 넣어 

직접 만드는 피순대의 조화는 이 집의 자부심이자 생명력입니다

대를 이어가는 주인장들의 야무진 손길이 뚝배기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이 집의 온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논산 훈련소 앞그 길목을 54년째 묵묵히 지키고 있는 노포가 있습니다

화교 3세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의 백미는 짜장이냐 짬뽕이냐는 

영원한 숙제를 단번에 끝내버리는 시그니처 메뉴에 있습니다

과거 동생과의 다툼 끝에 탄생했다는 이 메뉴는 달큼한 짜장면 위에 

매콤하게 볶아낸 짬뽕 소스가 올라가 묘한 조화를 부립니다

한 젓가락 크게 말아 올리면 짜장의 감칠맛과 해물 볶음의 개운함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데그 맛이 참으로 남다릅니다

일찍이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를 대신해 가업을 이은 여주인장의 손길엔 묵직한 책임감이 서려 있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견디기 힘든 고된 주방 일이지만

아버지가 지켜온 그 맛을 잃지 않으려 불길 앞에 서는 그녀의 뒷모습이 참으로 당당하더군요.

 

마을 어귀를 지나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마을 깊숙한 품에 숨어있는 집 한 채를 만납니다

맛 좀 안다는 이들 사이에선 이미 정평이 난 곳

배우 한석규 씨도 그 맛을 못 잊어 조용히 발걸음한다는 이곳의 주인장은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더군요

강원도 인제산 콩만 사용한다는 주인장은 콩 한 알 고르는 것부터 삶고 띄우는 전 과정을 

제 자식 돌보듯 귀하게 여기니그 정성이 고스란히 뚝배기에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광에서 삼 년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묵은지

세 번의 겨울을 지나 묵직하고도 은은한 감칠맛으로 혀끝을 감싸는 맛

3년 숙성의 시간이 만나 부리는 마법 같은 조화 같더군요

마을 깊이 숨어있어도 사람들이 기어이 찾아가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귀한 맛일수록 꼭꼭 숨겨두고 혼자만 알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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