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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 저녁7시50분

백반일기

302회 우리가 사랑한 홍콩 밥상II

관*자 2025.06.29
<우리가 사랑한 홍콩 밥상 II>

낭만의 도시 홍콩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제가 홍콩에 오면 꼭 들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요, 황후상광장입니다
뜬금없이 무슨 광장이냐 싶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 홍콩 누아르의 포문을 연 영웅본색 촬영지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따거 주윤발 씨가 성냥을 입에 물고 트렌치코트를 휘날리며 걷는 장면은
4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여경래 셰프, 홍신애 씨와 함께 주윤발 씨의 맛집도 찾았는데요
홍콩에 오면 꼭 맛봐야 한다는 밀크티와 토스트입니다
홍콩은 간단한 차부터 식사까지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식당이 많습니다
임대료가 높은 홍콩에서 주방이 포함된 집은 비쌀 수밖에 없기에 외식 문화가 발달한 것이죠
주윤발 씨도 즐겨 먹었던 아침 식사라 하니 기대가 되더군요
이름도 독특한 스타킹밀크티에 카야잼을 가득 넣은 토스트라니, 퍽 매력있었습니다



주윤발 씨의 맛집에 이어 故장국영 씨의 맛집도 찾았는데요
장국영 씨의 인기값인지, 음식의 맛 때문인지 대기줄부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도 줄 서서 먹는 홍콩의 솔푸드, 완탕면!
큼직한 새우와 소고기, 피시볼이 넉넉하게 올라가 있었는데요
제 입맛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면이었습니다. 단순한 밀가루 반죽이 아니더군요.
쫀쫀한 라면같은 식감의 에그누들이었는데
설익은 듯한 기분도 들지만 자꾸 손이 가는 아주 매력적인 맛이었습니다



여행에 있어서 기본은 체력이죠
비싼 돈 들여 해외 나왔는데 체력이 떨어져 호텔방에만 있어야 한다면
그건 너무 서글프지 않겠습니까
무려 130년간 홍콩사람들의 보양을 책임지고 있다는 곳을 찾았는데요.
7년간 미슐랭가이드에 이름을 올리고
외신에서도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곳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더군요
그런데, 주인장의 설명을 듣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백 년 보양식으로 명성이 자자한 음식은 바로 뱀수프였습니다.
모양새는 여느 죽과 다르지 않는데 왠지 뱀수프라는 것이 참...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숟갈 떠 보니 삼계탕과도 비슷하고 닭고기보다 더 감칠맛이 도는 것이
이거 요물이더군요. 뱀수프에 대한 통념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홍콩은 간단한 길거리 음식부터 쇼핑, 야경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도시입니다
그러니 전 세계인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겠지요
조만간 머지않은 미래에, 홍콩을 다시 찾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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