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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 밤10시20분

백반일기

293회 바라는 바다♥︎ 이현우의 울진 밥상

관*자 2025.04.27
<바라는 바다♥︎ 이현우의 울진 밥상>

6년 전, 함께 종로 바닥을 누빈 특별한 인연이죠. 
팔색조 매력을 지닌 가수 이현우 씨와 함께 
바다 밥상을 찾아 경북 울진으로 향했습니다. 

비단처럼 빛나는 포구, 후포항에 있는 공설시장에서 오일장이 열렸더군요. 
바다 어장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 다양한 해산물이 즐비했지만, 
멀리 울진까지 왔으니, 고장의 명물인 붉은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주인장은 매일 아침 후포항 경매에서 살수율 90% 이상인 A급만 들여온다는데 
대나무처럼 쭉 뻗은 모양새며, 크기와 두께까지 대게 못지않은 위용을 자랑하더군요. 
1인 7,000원 상차림에 멍게와 한치통찜, 문어숙회까지 주인장 인심 한 번 후하더이다. 
갓 찜기에서 나온 붉은대게는 살이 꽉 차고 달달한 것이 
그동안 갖고 있던 붉은대게에 대한 편견이 와장창 깨지는 맛이랄까요? 

고즈넉한 망양정 아래, 바다 전망이 기똥찬 횟집을 찾았습니다. 
도시에서 갯마을로 시집와 34년을 살았다는 주인장은 
음식 솜씨와 칼솜씨만큼 말솜씨도 맛깔나더군요.  
이름도 맛도 생소한 도박묵에, 회 뜨고 남은 생선껍질 무침에 
바다 사정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 싱싱한 활어 모둠회까지. 
생선의 특징을 훤히 꿰고, 종류에 따라 칼질도 달리해서 씹는 맛이 제대로 살렸더군요. 
바닷가에서 맛보는 바다 반찬과 갓 손질한 모둠회를 맛보고 
바다 반찬과 활어회를 찾아 바닷가에 왔다면, 이 집은 꼭 들리십시오. 


저녁 노을이 질 무렵 울진 최남단, 죽변항으로 향했습니다. 
해산물이 풍부한 항구에서 차돌박이로 2대째, 무려 70년을 버틴 노포인데요. 
1등급 한우 차돌박이에 마늘 간장 양념이 툭툭 올라간 게 
1대 주인장인 시어머니 손끝에서 탄생한 양념차돌박이는 모양새부터 예사롭지 않고요. 
차돌박이의 기름 맛만 잡을 정도로만 슴슴하게 양념한 것이 계속 손이 가더군요.  
70년 전통의 양념차돌박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또 다른 메뉴가 있습니다. 
전라도 광주 출신 사위가 개발했다는 차돌관자삼합인데요. 
차돌박이에 고소한 풍미에 관자의 쫄깃함, 갓김치의 알싸한 맛이 더해지니 일품이더군요. 
울진표 색다른 삼합을 즐기고 싶을 땐 죽변항 골목을 찾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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