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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 밤10시20분

백반일기

292회 맛의 명당! 신은경의 소백산 영주 밥상

관*자 2025.04.20

<292회 맛의 명당신은경의 소백산 영주 밥상>

 

통통 튀는 매력과 독보적인 스타일로 90년대 X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선 굵고 강렬한 연기로 사랑받은 배우 신은경 씨와 함께 영주를 찾았는데요.

소백산 맑은 정기와 비옥한 땅이 내주는 밥상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더군요.

 

선비처럼 여유로운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고즈넉한 동네에 노포를 찾았습니다.

기와 연식으로 보아, 90년이 훌쩍 넘었을 것 같은 이 집은

사장님의 남편이 운영하던 약방이었는데 사별 후 자리를 놀릴 수 없어

현재의 소머리국밥집을 열었다고 합니다특히 주인장 홀로 운영하는 곳이라

메뉴가 9,000원짜리 소머리국밥 한 가지뿐인데요,

소머리와 사골을 넣고 끓인 국물은 소금 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감칠맛이 있더군요특히 부들부들하니 잘 눅은 소머리고기는

생긴 대로 부위대로 제각각인데일단 크게 썰어 고기를 많이 내주기 위해서라는데

뚝배기 가득한 투박한 소머리고기와 뽀얀 국물에서

주인장의 인심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 마치 한 그릇 보약과도 같달까요?

가히 영주를 대표하는 소머리국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오직 영주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한 상을 찾았습니다.

다름 아닌 영주에서 나는 부석태로 만든 청국장정식인데요,

부석태는 영주의 토종 콩으로 일반 콩에 2배에 달할 만큼 크기가 크고

맛도 좋은 콩이라니 기대가 되더군요.

먼저 주문을 하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13가지 반찬과

청국장에 비빔채소까지 나오는데 이 한 상이 고작 9,000원이랍니다.

무엇보다 부석태가루로 만든 콩가루부추무침과 콩가루시래기무침은

이곳이 경북임을 느낄 수 있는 지역색 강한 반찬이라 반가운 마음까지 들더군요.

특히 주인장이 개발했다는 부석태청국장샐러드는 입안에서 톡톡톡 터지는

콩알의 식감이 아주 훌륭했습니다무엇보다 이 집을 대표하는 청국장은

부석태로 만들어 큰 콩알이 살아 있고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없는데요,

향에 민감한 사람도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을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부석태로 만든 반찬들과 청국장을 단돈 9,000원에 맛볼 수 있다니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싶더군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덕에 영주는 한우도 맛이 좋다지요.

신은경 씨를 위해 영주시장 골목길에 자리한 한우 갈비살 집을 찾았습니다.

가게 곳곳 노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한우갈비살을

400g에 72,000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맛볼 수 있어

영주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랍니다.

특히 한우소갈비를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주인장이 직접 발골과 정육을 하기 때문인데요.

30kg 갈비를 받아 마진 생각하지 않고 뼈와 기름을 제거하고 나면

전체의 25%인 약 7.5kg만 남을 정도로 갈비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갈비살을 본살과 늑갈살마구리살 등 여러 부위로 즐길 수 있는데

좋은 고기는 혀를 배신하는 법이 없지요.

육즙 자르르 흐르는 갈비본살의 기름지고 고소한 맛은 믿고 먹는 맛이고요,

여기에 쫄깃한 늑간살과 마구리살은 입에서 춤을 추는 맛이랄까요?

무엇보다 주문하면 즉시 무쳐 내어주는 양념갈비살의 맛은 일러 무삼하리오!

한우 갈비를 푸짐하고 다채롭게 즐기고 싶다면 이 집을 꼭 들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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