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일기
290회 봄 만났네~ 강예원의 통영 밥상
<290회 봄 만났네~ 강예원의 통영 밥상>
바닷가 특유의 정서가 가득 차 있는 통영은 제가 참 좋아하는 도시 중 한 곳인데요
이번 통영 여정을 함께 한 분은
엉뚱발랄함이 매력적인 배우 강예원 씨입니다
특유의 밝음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던지라
시작부터 기대가 되더군요
뭍에서 동백과 매화와 벚꽃이 흐드러질 때
통영 바다 곳곳에도 붉은 꽃이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그 꽃 이름은 바로 멍게 꽃이지요. 이맘때쯤 통영 앞바다의 주인은 멍게였습니다
뾰족뾰족하고 울퉁불퉁한 것이 겉은 참 못생겼지만
그 속은 한없이 부드럽고 향기로운 바다의 향을 머금은 것이 가히 매력적이더군요
괜히 바다의 명품조연이겠습니까~
멍게하면 멍게 비빔밥을 빼놓을 수 없을 테지요
따뜻한 밥에 갖은 해조류를 넣고 멍게살을 비벼 먹으니 상큼한 바다를 머금은 맛이었습니다
입맛을 당기는 식감이며, 향기며, 부드러운 육질이 참 매력 있는 식재료더군요
통영엔 유명한 골목이 몇 군데 있습니다
시락국 골목, 멸치쌈밥 골목 그리고 무전동 꼼장어 골목!
구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던 꼼장어 골목은
이 냄새에 발목 잡혀 버스를 못 탄 사람이 여럿 있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랍니다
통영의 연탄불 꼼장어는 껍질째 구워 먹기에 여간 손이 가는 게 아닙니다
껍질은 안 태우면서도 살을 잘 익히려면 연탄불 조절은 물론
삽십 분간 쉬지 않고 뒤집어야 하기 때문이죠
즉석구이에 기다림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맛이었습니다
통영에 왔다면 통영의 술 문화도 즐겨야지요
이모카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다찌는 정해진 메뉴가 없고 그날그날 시장에 나온 식재료에 따라 주인장 마음대로 결정되는 만큼 뭐가 나올지 예측불가, 기대만발이었습니다
문화유산급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호래기회부터 갑오징어, 가오리회, 전복, 섭, 전갱이에 그 귀하다는 해삼내장까지 번개처럼 순식간에 한 상이 채워졌습니다
제 고향 여수의 별미 군평선이까지 만나니 더욱 반갑더군요
1인당 4만원, 적잖은 가격이지만 다찌의 통 큰 매력에 빠지니 헤어나기 어려웠습니다
푸짐한 한상에 끝없는 음식의 행진! 통영 인심을 제대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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